‘인문정신을 시민의 지혜로’..이과대도 인문교양과목 이수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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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0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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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문체부 인문정신문화 진흥 7대 중점 과제 추진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인문학이 필요하다'. 일상 속에서 우리 인문정신문화를 고양해 사회의 품격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7대 중점과제 등 정부 차원의 청사진이 마련됐다.

 이는 지난 2013년 6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서 "인문학적인 상상력을 확산하는 것이 성장동력의 열쇠임, 국민에게도 인문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줘야 발전할 수 있다"는 인사말과 함께 시작됐다. 이후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와 자문기구인 '인문정신문화 특별위원회'가  출범했다.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인 문화융성위원회(위원장 김동호)는 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 제4차 회의를 열어 인문정신문화 고양을 위한 중장기 정책방향 보고와 함께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7대 과제를 제시했다.

  이번 발표는 작년 8월 박근혜 대통령이 인문정신문화 관련 전문가와의 간담회(’2013. 8월 7일)를 가지면서 “우리 국민들이 인문학적 자양분을 충분히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임을 밝힌 후 1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문화융성위 산하의 인문정신문화특별위원회(위원장 유종호)가 주관해 마련한 중장기 정책방향 보고서에는 '인문정신을 시민의 지혜로'라는 기조 하에 '인문정신문화진흥법' 제정 추진과 재원 확보, 초·중·고등교육 과정에서 인문기반 교육의 도입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특위는 인문정신 진흥을 위한 제도화의 필수 과제로 지난 1965년 설립된 미국의 국가인문진흥재단(NEH)과 같은 국가 차원의 진흥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시한 7대 중점 과제는 ▲ 초·중등 인성교육 실현을 위한 인문정신 함양 교육 강화 ▲ 인문정신 기반 대학 교양교육 개선 ▲ 인문 분야 학문 육성 ▲ 전국 문화 인프라를 활용한 문화체험 확대 ▲ 인문자산과 디지털 연계 프로젝트 지원 ▲ 은퇴자의 청소년 교육 참여 등 문화 향유 프로그램 다양화 ▲ 국제교류 활성화 등이다.

■‘인문정신을 시민의 지혜로’ 만드는 사회적 기반 구축
 지난 2013년 10월 구성된 인문특위는, 한국 인문정신문화의 현실을 진단하고 정책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정례적인 토론과 심층 연구를 추진해왔다.  폭 넓은 의견수렴을 위해 전국의 인문활동 현장을 찾아다니며(‘14.5~6월/전국 6개 권역)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하고, ‘인문정신문화 진흥 대토론회’(‘14.7.9, 국립중앙박물관)를 통해 각계의 목소리를 한데 모으는 등 정책방향을 모색해왔다.

이를 통해 인문특위가 제시한 세부 정책 추진방향은 △체계적·지속적 정책 추진 기반 마련, △교육 및 학술지원 강화를 통한 인문역량 제고, △사회문화적 확산을 통한 품격 있는 시민사회 구축 등 세 가지다.

장기적 관점에서 문화의 자율적·점진적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인문정신문화진흥법'제정 추진・재원 확보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초・중・고등 과정에서 인문기반 교육을 실현, 국내외 범사회적으로 연계를 강화해 인문정신문화를 확산하고자 하는 의미다.
 

■교육부·문체부, 인문정신문화 진흥 7대 중점 과제
교육부는 이과 대학생이라도 일정 인문 교양과목 이수를 의무화하도록 하고,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을 통해 인문교육 강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또한 인문학 전공 대학생이 비전공 학생을 돕는 '인문멘토단'을 내년부터 운영키로 하고, 참여 학생에겐 학기당 5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아울러 대학생들로 하여금 소외계층을 상대로 재능기부를 하는 '인문 재능기부단'도 운영한다.

 이외에도 2단계 인문한국(Post-HK) 사업을 통해 소규모 인문랩(lab)에 1억~1억5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초·중등 분야에서는 문·이과 구분 없이 인문학과 과학기술 등 기초소양을 함양할 수 있게 교육과정을 문·이과 통합형으로 개정한다.

 문체부는 '길 위의 인문학' 실현을 모토로 각 지역 도서관과 박물관, 미술관 등과 연계해 문화 체험활동을 강화한다. 특히 도서관이나 박물관이 지역 내에서 문화 향유의 중심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그 기능의 전면 혁신을 위한 제도 정비를 구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은퇴자들에게 재능기부를 통해 청소년 교육에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인생나눔교실'을 운영하고, 청소년 혹은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인문 교육 행사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청년 인문상상캠프’와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도서관·박물관 ‘가족 인문학교’ 운영, ‘내 인생을 움직인 책 한권’ 독서 캠페인 전개 등의 사업을 중점 추진한다. 또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인문치유 및 미래설계를 지원하기 위한 인문치유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그러나 특위의 보고서 내용 및 취지와 교육부 및 문체부가 제시한 7대 과제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나 일각에선 정부의 실제 정책구현 의지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애초 취지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사전브리핑에 참석한 인문정신문화특위 위원들은 부처가 제시한 과제들이 기대에 못미친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위원은 "정신문화진흥 계획 입안에 참여한 각 부처들이 총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있다"며 "좀더 조직적으로 인문문화진흥을 고민할 때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문특위 유종호 위원장은 “인문정신문화의 진흥은 우리 사회상황이나 정신 풍토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더욱 밝고 보람 있는 미래를 마련하기 위해서 구상된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21세기 문화융성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착실하고 꾸준한 행보로 ‘인문정신문화의 진흥’이라는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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