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휩쓸고 간 밥상물가 얼마나 오르나?…추석 상차림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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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0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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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밥상물가, 상추·오이·고등어·배·사과 고공행진<br/>전문가 “차례상 비용이 전년보다 10%이상 오를 듯”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볼라벤’ ‘덴빈’ 등 초강력 태풍은 지나갔지만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은 식탁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가뜩이나 폭염 및 폭우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물가가 상승했던 찰나에 덮친 이번 태풍의 여파로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물가와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2005년 8월 말 발생한 태풍 ‘나비’는 9월 물가상승률을 8월의 2배인 5.8%로 끌어올려 추석 물가에 직격탄을 날린 경우도 있었다.

가장 오름세가 두드러지는 품목은 상추다. 생육여건 악화로 출하시기가 계속 늦어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일 서울의 주요 도매시장서 거래되는 청상추(상품·4kg)의 평균가격은 6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월(2만6400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100g 환산 시 가격은 1500원으로 이미 돼지고기(100g당 460원) 가격을 3배이상 넘어선지 오래다.

서울 압구정동에서 고기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는 “손님들이 상추를 더 달라고해도 상추값이 너무 올라 줄 수가 없다”며 “계속 가격이 상승할 경우 상추를 기본 찬에 내놓지 않는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상추 값은 당분간 강세를 띨 전망이다. 공급량은 당장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가격 상승에 따라 식자재 납품업체 및 요식업소가 상추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이 값도 천정부지다. 한때 6만100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2일 기준) 4만450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만원 가량 비싼 가격이다. 작황부진에 반입량은 줄었지만 학교 급식용 등의 고정소비가 일정하기 때문에 오이 값 역시 평년수준(2만3000원)으로 떨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태풍으로 원근해 조업이 중단되고 양식장이 피해를 입어 수산물 값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조사 결과 2일 소매시장서 거래되는 고등어 1마리 값은 3276원으로 전주 보다 20% 상승했다.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는 올해 한반도 인근 해역의 수온 상승에 따른 어획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했지만 태풍 앞에선 이마저도 소용없었다. 가락시장서 거래되는 수입 갈치의 경우에도 10kg 평균가격이 7만2500원을 기록, 태풍 전보다 1만3000원 가량 높은 가격에 팔렸다.

일조량 증가에 따른 풍작으로 가격 안정세를 보이던 과실류도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낙과 피해가 심각한데다 본격 수요철인 추석을 앞두고 있는 이유에서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태풍으로 과수농가가 입은 피해면적은 배 8814㏊, 사과 6232㏊에 이른다. 피해실태를 조사 중인 만큼 향후 피해면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이들 품목은 차례상의 주요품목인 만큼 향후 추석물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추석물가 대란 우려에 정부는 사과, 배, 배추 등 15개 주요 품목을 추석 2주 전부터 집중 공급해 가격안정을 꾀할 방침이다. 채소는 계약제배 물량 조절을 통해 수급을 안정시킬 계획이며 수산물은 가격동향을 파악한 뒤 방출물량을 유동적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피해규모가 집계되지 않았으며, 중간유통상들의 매점매석 가능성도 커서 정부의 대책이 유효할 지는 미지수다.

민간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보다 10%이상 오르는 등 서민들이 최악의 추석물가를 체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인 가족 기준 추석차례상 비용은 20만145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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