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247만장 경기장 밖·13개 상자 특검으로…투표지 검증 다음은 정밀 분석

  • 국힘 반출 저지 속 이송 완료…국과수·경찰청 감정 의뢰 검토

  • 저녁 항의부터 자정 넘긴 계수까지…특검 "사실·증거로 판단"

6·3 지방선거 이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보관돼 있던 투표지 약 247만장이 29일 반출됐다.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태한 특별검사)의 공개 검증 후 국민의힘 측이 이송을 저지했으나, 경찰 통제 아래 반출이 마무리됐다. 특검은 추가 확인이 필요한 투표지가 담긴 상자 13개를 별도로 확보해 분석에 들어간다.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의 공개검증을 마친 6·3 지방선거 송파지역 투표함이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반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의 공개검증을 마친 6·3 지방선거 송파지역 투표함이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반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방선거 148일 만에 반출…증거 훼손 우려도 제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지 상자 420여 개 가운데 특검이 별도로 이송한 13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선관위가 관리하는 수도권 소재 창고로 옮겨졌다.

반출은 이날 오전 6시 18분께 시작돼 6시 39분께 투표함을 실은 탑차가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끝났다. 지방선거가 치러진 지 148일 만이다. 송파구 개표소로 쓰인 경기장에서는 지난 6월 5일 투표지를 반출하려 했으나,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집결하면서 이송이 무산된 뒤 봉쇄가 이어졌다.

마지막 반출 과정에서도 대치가 벌어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은 검증 종료 후 증거 훼손 우려를 제기하며 투표함을 현장에 보관하라고 요구했다. 오전 6시 10분께 경찰이 투표함 앞에서 의원들의 접근을 차단한 뒤 반출이 진행됐다. 경기장 밖 집회 참가자들도 "이동금지, 반출금지"를 외쳤으나,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선관위와 특검은 경찰과 무슨 작전이라도 하듯 야반도주하듯 들고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특검이 확보한 13개 상자에는 참관인의 이의 제기 등으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투표지가 담겼다. 위·변조나 부정선거가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검은 자체 장비로 분석하거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경찰청 등에 감정을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장비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검토하거나 국과수나 경찰청 등에 과학 수사와 관련한 의뢰를 할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검증에서는 투표지 수량과 기표·인쇄 상태 외에 폐쇄회로(CC)TV를 통한 외부 침입 여부, 투표지분류기 등 관련 장비의 해킹 여부도 점검 대상에 올랐다. 특검은 추가 분석 결과와 관련 자료를 토대로 투표용지 부족 등 의혹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번 절차는 선거 쟁송에 따른 재검표가 아닌 수사 과정이어서 검증 결과만으로 당선인이나 득표수가 바뀌지는 않는다.
 
확인·이의제기로 길어진 밤…검증 끝나도 이어진 대치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가 지난 28일 선관위 특검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이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가 28일 선관위 특검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이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증은 전날 오전 11시 49분께 시작돼 이날 오전 0시 38분께 마무리됐다. 약 13시간 동안 특검 인력 110여 명과 선관위 직원 500여 명이 투입됐고, 정당 추천 인사 등으로 구성된 참관단이 지켜봤다.

경기장 안 40개 계수부에서는 사무원들이 투표지를 1장씩 넘겨 상태를 살핀 뒤 계수기로 수량을 확인했다. 추가 확인이 필요한 투표지는 따로 분류해 현장 감정부에서 디지털 현미경과 적외선 분광기 등으로 살폈다.

전날 저녁 무렵 일부 참관인이 개인 장비 사용 등을 요구하면서 소란이 벌어졌다. 오후 6시 49분께 한 참관인은 마이크를 잡고 "지금까지 사기극이었습니다. 우리는 철수합니다"라고 말했다. 주변에서도 "갑시다", "미련 갖지 말고 나가"라는 말이 나왔고, 일부가 퇴장했다.

특검 측은 오후 6시 57분께 안내방송으로 참관인이 수사 절차를 직접 변경할 수는 없다며 오전에 협의한 방식대로 진행하겠다고 알렸다. 사무원들은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오후 7시께 작업을 재개했다. 한쪽에서는 계수기가 돌아갔고, 다른 쪽에서는 참관인들이 상자와 투표지를 촬영하거나 설명을 요구했다.

미개봉 상자가 줄어들어도 이의 제기는 이어졌다. 오후 9시 40분을 넘기면서 5계수부 주변에 참관인들이 몰렸고, 장 대표 등은 상자를 싣고 이동하던 카트를 멈춰 세웠다. 오후 10시 이후에도 계수기와 투표지 처리 방식을 둘러싼 질문과 설명이 계속됐다.

오후 11시 무렵 다른 계수부들이 대부분 작업을 마친 가운데 5계수부 주변에는 참관인 20여 명과 특검 관계자 10여 명이 모여 논의했다. 국민의힘 측은 송파구 가락본동 투표지 계수와 비례대표 송파구의원 선거 집계 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진우 특별검사보는 오후 10시 55분께 취재진에게 "계수가 끝난다고 해서 검증이 종료한 건 아니다"라며 "국과수 정밀검증도 마무리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후 11시 9분께 장비 정리 안내가 나오자 작업을 마친 직원들은 상자에 계수기를 담고 책상을 비웠다. 그러나 일부 테이블에서는 자정을 넘겨서도 투표지를 펼쳐 분류하고 수량을 확인했다.

이 특검은 오전 0시 36분께 마무리 발언에 나서 추가 분석 대상 투표지를 선별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항을 섣불리 단정하거나 반대로 충분한 확인 없이 의혹을 배척하는 일도 없도록 하겠다"며 "오늘의 검증 결과는 정치적 주장이나 추측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와 검증된 증거에 따라 평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참관인이 재검표를 요구하자 이 특검은 별도로 선별한 투표지 외에 검증을 마친 나머지 투표지의 관리·보존 권한은 송파구선관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이 퇴장한 뒤에도 투표지 상자가 쌓인 E1 구역에서 고성이 나왔다. 장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 등이 상자 앞에 남았고, 오전 1시를 넘겨 박혁 특검보 등 특검 관계자들이 돌아와 대화를 나눴다. 검증을 둘러싼 이견은 투표함 이송을 저지하는 새벽 대치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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