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회장 이어 이사회에도 공정 인사 주문…금융지주 인선 압박

  • 후보 선정부터 검증·평가까지 책임 강조…인선 후 점검도

  • 하나·신한 자회사 CEO 후보 압축…iM 차기 회장 선임 속도

  • 지난해 이사회 안건 99% 원안가결…실질적 견제 역할 주목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에 이어 이사회 의장들에게도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주문했다. 후보 선정부터 검증·평가까지 이사회의 책임 있는 판단을 강조하면서 금융지주들의 연말 CEO 인선에 대한 감독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에서 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iM·JB 등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및 사외이사와 간담회를 하면서 자회사 CEO 승계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후보군 선정부터 검증·평가, 기록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이사회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달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능력 중심의 인사를 주문한 데 이은 것이다. 당시 이 원장은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에 치우치지 않는 인사를 당부하고, 인선이 끝난 뒤 후보 선정과 검증·평가가 사전에 정한 기준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경영진에 인사 원칙 준수를 요구한 데 이어 이를 견제·감독하는 이사회의 역할도 강조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지주들도 연말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6일 하나은행·하나증권·하나카드 등 6개 자회사 CEO 쇼트리스트를 확정했다. 신한금융도 27일 신한은행장과 제주은행장 1차 압축후보군을 선정했다. 지주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iM금융은 같은 날 차기 회장 후보 6명의 롱리스트를 확정했다.

자회사 CEO 승계절차에서는 해당 자회사 이사회의 참여를 확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주 차원에서 후보 심사와 함께 자회사 이사회가 후보 추천과 검증에 관여하도록 절차를 보완하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군에 의견을 제시하도록 했고, 신한금융도 은행 임추위의 후보 추천과 면접 참여 기능을 강화했다.

다만 절차상 참여 확대가 실질적인 견제로 이어지려면 후보 추천과 평가 과정에서 제시된 의견이 최종 인선에 반영돼야 한다. 현직 CEO 연임 여부 역시 사전에 정한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했는지가 중요하다.

이사회 의결 결과를 보면 지난해 8개 은행지주의 의결안건 993건 중 983건(99.0%)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수정가결은 9건, 보류는 1건에 그쳤다. 원안가결 비율만으로 견제 기능을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의결 결과뿐 아니라 안건 심의 과정에서 어떤 검토와 논의가 이뤄졌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금감원의 인선 후 점검에서도 후보 선정과 검증·평가가 정해진 기준에 따라 이뤄졌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이사회가 승계절차를 형식적으로 승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후보 심사와 최종 결정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핵심이다.

한편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IT 보안과 사회적 책임, 내부통제 강화도 주문했다. IT 보안 투자를 단순한 비용으로 인식하는 행태를 경계하고, 해외 점포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본점의 관리·감독 강화를 강조했다. 은행 점포 축소 과정에서는 고령층 등 금융취약계층의 접근성도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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