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을 둘러싼 이른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가 청년층에서 나타나고 있다. 집값이 오르는 모습을 지켜본 청년들 사이에 ‘지금 사지 않으면 앞으로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이 커지면서다. 남들은 집을 사서 자산을 늘리는 동안 자신만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같다는 두려움이 청년층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청년들 사이에 아파트와 주택을 직접 둘러보는 ‘임장’이 하나의 취미로 자리 잡고, 관련 콘텐츠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히 거주할 집을 찾는 것을 넘어 어느 지역의 집값이 오를지, 어떤 단지가 자산 가치가 높은지, 개발 계획과 교통망은 어떤지 등을 살펴본다. 주택이 ‘어디에서 살 것인가’의 문제를 넘어 ‘어떤 집을 사야 자산을 늘릴 수 있는가’의 문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택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자산 형성의 수단이라는 의미까지 갖게 됐다. 특히 청년층에서는 주택 보유 여부에 따라 자산 격차가 벌어지는 현실을 체감하면서 집을 사지 않는 것이 곧 자산 형성의 기회를 놓치는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결국 청년들은 역설적인 상황에 놓인다. 집을 사지 않으면 자산 경쟁에서 뒤처질 것 같지만 집을 사려면 상당한 빚을 감수해야 한다.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주택의 범위가 달라지는 현실도 여기에 겹친다. 주택이 자산 형성의 핵심 수단이 될수록 출발선의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청년들의 주택 포모를 단순히 ‘집값을 올리는 투기 심리’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청년들이 집을 자산으로 바라보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자산 격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집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를 반복해서 확인해왔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어쩌면 ‘좋은 집’이 아니라 ‘뒤처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집을 사야만 자산을 만들 수 있고, 집을 사지 않으면 평생 내 집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이 주택에 대한 관심을 넘어 집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 주거정책 방향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청년에게 보다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주거정책의 목표가 단순히 ‘청년을 집주인으로 만드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집을 사지 않더라도 주거가 불안하지 않고, 집을 마련하더라도 과도한 빚에 의존하지 않으며, 생애주기에 따라 더 나은 주거로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집은 원래 ‘사는 곳’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청년들에게 집은 ‘사야 하는 것’이 됐다. 집을 사지 않으면 주거뿐 아니라 자산 형성에서도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 때문이다.
청년들의 주택 포모를 없애려면 청년들에게 “조급하게 집을 사지 말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집을 사지 않아도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언젠가 자신의 삶에 맞는 집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것이 지금 청년들에게 필요한 진짜 주거 사다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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