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5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LIG D&A·KAI·한화시스템)의 누적 수주잔액이 130조원을 돌파하면서 K-방산이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한 가운데 정부가 기업에 수출 수수료를 부과하는 입법을 추진해 업계 우려가 크다.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일률적인 규제가 기업 경영 활동과 시장의 성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방산 5개사의 누적 수주잔액은 134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2023년 96조4000억원에서 2024년 100조2000억원으로 '100조원 시대'를 연 뒤 지난해 말에는 134조원을 돌파하며 향후 4~5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K-방산이 안정적인 성장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K9자주포·천무 등을 만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9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철도·방산 양대 축이 강점인 현대로템이 29조8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항공우주(KAI·27조원), LIG D&A(26조원), 한화시스템(12조2000억원) 등도 역대 최대 수주액을 달성했다.
수주액이 고공 행진을 하는 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체결된 대규모 수출 계약이 실적에 차례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중동 등에서 안보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노후 무기 교체 빅사이클이 도래하면서 세계 각국은 방위비를 증액하며 무기 도입을 늘리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한국산 무기는 폴란드를 시작으로 루마니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 수출 영토를 확대 중이다.
수출 호황을 누리는 방산 기업이 기여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가 촉발된 이유다. 특히 절충 교역(반대급부를 받는 교역 방식)이 최근 방산 수출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정부 역할이 커지고 있다. 여당은 정부가 기업 수출을 다각도로 지원하는 대신 수혜 기업이 성과 중 일부를 수수료로 내놓는 걸 골자로 하는 전략수출금융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다만 방산 수출 산업화가 갓 태동한 상황에서 해당 제도가 기업 성장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출 역시 마진율이 높지 않은데 과도한 수수료까지 부과되면 기업의 연구개발(R&D)·투자 의지가 꺾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2022년 러·우 전쟁 발발 이전까지 방산 업계 평균 영업 이익률은 2.5~3% 수준으로 민간 산업 평균 영업 이익률 7~8%와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낮다.
안상남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방산진흥본부장은 "최근 방산 업계 이익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러·우 전쟁, 중동 사태 등 외부 요인 영향이 크다"며 "일시적 호황을 근거로 기업에 영구적인 부담을 지우는 수수료 제도를 설계하는 건 입법의 비례성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중견·중소업체 경영난이 심화해 산업 생태계도 망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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