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한항공 파업 수순 돌입…필수인력 놓고 노동위行

  • 필수공익사업 '항공' 파업 제한돼…노동위 조정 신청

  • 노조 "일일 단위 인력 제공해야"…쟁의 실효성 확보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총파업에 앞서 쟁의행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사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필수공익사업 특성상 파업 시에도 유지해야 하는 필수 인력 산정 기준을 바꾼다. 이번 조정 결과는 향후 파업 수위와 실제 운항 차질 규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 주 지방노동위원회에서 '필수유지업무협정' 개정을 위한 첫 조정 절차에 들어간다. 이 자리엔 회사 측 관계자와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참석할 예정이다.
 
필수유지업무협정은 파업 등 쟁의행위가 발생해도 국민 생활, 공공안전에 직결되는 업무가 중단되지 않도록 최소 유지 인력과 업무 범위를 정하는 노사 간 협정을 말한다. 노동조합법상 필수공익사업에 해당하는 항공업은 파업에 돌입해도 이 협정에 기반해 일정 비율 이상 인력을 유지해야 한다.
 
이번 조정 절차에서 조종사노조는 파업 시 필요 인력을 산정하는 기준을 바꾸려 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파업할 때 한 달 운항 스케줄 기준으로 운항률 80%(국제선 기준) 이상 유지하는 조건을 전제한다.
 
노조는 이를 한 달이 아닌 일일 운항 스케줄 단위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지노위에 피력할 계획이다. 월간 운항 시간 기준으로 필수 인력을 산출하면 파업 당일 실제 운항과 관련 없는 조종사까지 산정 대상에 포함돼 필수유지 인력이 과도하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항공사는 매일 근무가 아닌 비행 스케줄에 따라 근무와 휴식, 대기, 교육·훈련 등이 교대로 이뤄지는 구조다. 그런데 한 달 전체 운항 스케줄을 기준으로 필요 인력을 계산하면 법정 휴무자, 대기 인력, 장거리 운항 후 휴식 인원 등까지 포함될 수 있다. 이 경우 필수유지업무 대상 인원은 그만큼 늘고, 쟁의행위 참여 가능 인원은 감소하게 된다.
 
반면 개정이 현실화하면 파업 시 운항 인력은 크게 줄어든다. 예컨대 일일 통상 280편 운항에 편당 조종사 2명이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전체 필요 인력은 560명이다. 국제선 운항률 80% 유지를 위해선 최소 224편을 운항해야 해 단순 계산상 필요 인력은 하루 단 448명에 그친다. 전체 조종사 약 2800명의 16% 수준이다. 나머지 조종사는 개인 선택에 따라 파업에 동참할 수 있어 쟁의행위 실효성이 더 커지게 된다.
 
이미 지난달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찬성률 80%로 쟁의행위 안건을 가결했다. 연말 아시아나항공과 합병 전 시니어리티(연공서열) 재정립이 핵심 쟁점이다. 추후 노동위 조정 신청을 거쳐 쟁의행위권 확보에 나설 예정인데, 이에 앞서 필수유지업무협정 개정을 통해 파업 실효성 확보를 위한 사전작업에 착수했다는 해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운항 스케줄대로 근무하는 특성상 보통 평시에도 조종사 근무 비중이 55% 수준밖에 안 된다"며 "필수 인력 산정 기준을 둘러싼 논쟁은 지속 있었는데,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둔 연말까지 대한항공 내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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