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간 10개 지역 순회…논란 딛고 국민 소통 창구로 안착

  • 작년 6월 광주·전남 첫 타운홀 미팅…개인 민원 등 잡음도

  • 광주 군공항·민간공항 무안 이전 문제 18년 만에 타결 성과

  • "공무원 행정 속도 빨라지고 무게감 커져…정책 행보 전형"

이재명 대통령이 2월 6일 경남타운홀미팅에 참석한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2월 6일 경남타운홀미팅에 참석한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지역별로 진행되고 있는 타운홀 미팅이 8개월째에 접어들었다. 현장 중심 소통을 내세워 출발한 타운홀 미팅은 초기에는 논란도 있었지만, 지역 현안을 짚는 정책 대화의 장으로 점차 자리 잡아가고 있다.
 
26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25일 처음으로 광주·전남에서 타운홀 미팅을 진행한 이후 27일 전북 일정을 포함해 전국 10개 지역 시민들과 현장에서 직접 대화하는 소통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타운홀 미팅은 시민 질의응답 중심의 공개 토론 형식으로 진행돼 대통령이 지역 민심과 현안을 직접 청취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다만 출발 과정에서는 적지 않은 잡음도 뒤따랐다.
 
광주·전남 타운홀미팅에서는 강기정 광주시장을 향한 비판이 제기됐다. 강 시장이 인공지능(AI)·미래차(모빌리티) 산업 등 핵심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부족해 이 대통령에게 충분한 건의를 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강기정 시장은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대통령과의 타운홀 미팅 후폭풍을 겪고 억울하고 섭섭한 마음이 컸다. 여러분에게도 참으로 미안한 일이 됐다"며 공직자들에게 감사와 사과의 뜻을 전했다.

광주 타운홀 미팅 당시 강 시장이 요청했던 AX2 단계 6000억원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모빌리티 시티, 미래차 국가 산업단지 등 내용에 대해 이재명 정부가 결국에는 모두 받아들였다. 타운홀 미팅 당시 다소 소통이 부족한 것처럼 비쳤지만, 광주·전남에 대한 관심과 애착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행사 취지와 관련한 논쟁도 있었다. 지엽적이고 개인적인 민원성 요구가 잇따르며 타운홀 미팅의 본래 목적이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7월 대전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는 이 대통령이 직접 시민의 발언을 제지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개인 민원성 발언들이 이어지자 "이렇게 개인적 이해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대통령이 이 바쁜 시간을 내서 다닐 가치가 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부산과 강원 타운홀 미팅에서는 '관권 선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해 7월 타운홀 미팅에 참석했으나, 현장에서 단 한 차례도 발언권을 얻지 못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수부 부산 이전 이슈와 맞물려 존재감을 부각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해 9월 강원도에서는 김진태 지사의 발언 요청이 거부되며 공방이 확산했다. 김 지사는 도민에게 지역 실정을 설명하고자 두 차례 발언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김 지사를 향해 "지사님은 좀 참으시죠. 도민들 얘기 듣는 자리인데"라고 발언을 제지했다.
 
이후 김진태 지사가 재차 "대통령님 제가 간단하게 말씀 좀 드리겠다"고 요청했지만, 이 대통령은 "아니요. 여기는 대통령과 도민들이 대화하는 자리이고, 제가 물어볼 게 있으면 물어보겠다"면서 끝내 발언권을 부여하지 않았다.
 
이에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이 야당 지방자치단체장을 병풍으로 세워 면박을 주고 발언권을 차단한 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려는 전형적인 선거 개입이자 관권 선거"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우여곡절을 겪은 타운홀 미팅은 순서를 거듭하며 평가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8개월이 지난 현재 지역의 당면 이슈를 직접 다루는 소통 창구로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견해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광주·전남 타운홀 미팅에서 논의됐던 광주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의 무안 이전 문제는 18년간 이어진 답보 상태를 넘어 정부와 관계 지방자치단체 등 6자 협의체 간 합의를 통해 타결됐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대전·충남을 비롯한 '5극 3특' 지역 균형 발전 논의 등도 타운홀 미팅을 계기로 공론화와 정책 조정의 실마리를 찾았다.
 
대통령이 지역을 순회하며 국민과 직접 소통에 나선 점 역시 주목된다. 용산 대통령실 이전 이후 제기됐던 '구중궁궐' 우려, 즉 대통령이 민생과 멀어질 수 있다는 비판을 일정 부분 불식하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소통과 함께 지역 순회를 병행하며 민생 소통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역대 대통령 중 민생 현장에서 진정성 있게 지역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운홀 미팅을 통해 공무원들의 행정 속도가 빨라지고, 무게감도 커지고 있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 보여줘야 할 정책 행보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호평했다.
 
이 대통령은 타운홀 미팅을 통한 현장 소통을 지속할 방침이다. 제주, 경북, 인천, 충북 등 아직 방문하지 않은 광역단체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정치권의 시선은 인천 일정에 쏠리고 있다. 인천은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라는 민감한 현안을 안고 있는 데다 '친명계'로 꼽히는 인사들의 정치적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

박찬대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인천시장 탈환에 도전하고, 이 대통령의 '입'으로 불렸던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계양을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6·3 지방선거 전 인천 타운홀 미팅이 성사될 경우 지역 현안 해법 제시와 함께 향후 선거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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