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택 대주교 "서울 세계청년대회, 온 국민 함께하는 만남·환대 축제로"

  • "단절 시대 만남·맞아들임 용기 필요"

  • 한국 가톨릭교회·지역사회 환대 당부

5일 서울 명동대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진행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조직위원장 정순택 대주교가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천주교
5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진행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대회 조직위원장 정순택 대주교가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천주교]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장 정순택 대주교가 세계청년대회를 전 세계 젊은이들과 온 국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만남과 환대의 축제로 만들어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대주교는 5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절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만남의 용기이고, 맞아들임의 용기”라며 세계청년대회가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청년들이 마음을 열고 진정한 관계를 맺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로 다른 젊은이들이 만나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그 사랑 안에서 자신의 참된 가치를 다시 발견하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 진정한 만남으로 나아가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단순히 많은 인원을 한자리에 모으는 것이 이번 대회의 목표가 아니라는 것이 정 대주교의 설명이다. 

정 대주교는 한국 가톨릭교회와 지역 사회의 환대도 당부했다. 이러한 만남이 추상적인 구호만으로는 이뤄지지 않으며, 사람들이 실제로 머물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 가정이 낯선 나라에서 온 젊은이에게 문을 열고 머물 자리를 내어준다"며 본당이 만남의 공간을 마련하고, 지역 사회가 이들을 환대하는 등 서울 곳곳에 만남의 자리가 마련되기를 기대했다.

환대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짚으면서도 그 용기는 맞이하는 쪽만의 몫이 아니라고 했다. 낯선 나라로 떠나 처음 보는 사람에게 다가가고, 낯선 집의 식탁에 앉으며, 능력이나 성취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 앞에 서는 청년들에게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만남은 한쪽이 문을 열고 다른 한쪽이 그 안으로 들어오는 데서 끝나는 일이 아니다"라며 만남에 대해 "서로가 자기에게 익숙한 경계를 넘어서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만남은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낯선 이들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대주교는 서울 세계청년대회가 필요한 이유로 오늘날 사회의 단절 문제를 꼽았다. 전쟁으로 갈라진 경계가 여전히 남아 있는 한국을 "단절이 무엇인지 아는 나라"라면서도 오늘날의 단절은 눈에 보이는 경계로만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손안의 화면을 통해 언제든 서로에게 닿을 수 있게 됐지만, 정작 서로를 깊이 알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같은 도시에서 매일 스쳐 지나가면서도 진정으로 만나지는 못하고, 서로를 경쟁자로 바라보며 결국 혼자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정 대주교는 이것이 한국만이 아닌 전 세계가 함께 겪는 문제라고도 덧붙였다.

특히 이러한 단절을 가장 선명하게 겪는 이들로 청년들을 꼽았다. 청년들은 끊임없이 비교되고 평가받으며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좋은 학교에 들어가면 좋은 일자리를, 일자리를 얻으면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음을 다시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정 대주교는 "사람의 가치는 증명해서 얻는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교황 레오 14세가 올해 발표한 첫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를 언급하면서 인간의 존엄은 능력이나 부, 사회적 위치에 달려 있지 않고, 이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어져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렇게 주어진 가치는 서로를 실제로 만날 때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고 했다. 그는 교황이 전 세계 젊은이들을 부르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믿음을 지닌 청년들이 함께 걷고 기도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는 내년 8월 3일부터 8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레오 14세 교황이 참석할 예정으로 교황 즉위 후 첫 방한이자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이후 13년 만의 교황 방한이다. 본대회에 앞서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는 전국 15개 교구에서 교구대회가 진행된다.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전 세계 청년들을 대상으로 순례자 참가 등록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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