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엘리엇 배상금 구상권 검토…이진수 "판정문 살펴 방향 설정"

  • 법사위서 1530억원 부담 지적에 "고의·중과실 등 요건 검토"

  • 2018년 시작된 분쟁…환송중재 배상 판정 추가 불복 않기로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이 지난달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대법원법원행정처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법사위원 질의에 답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이 지난달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대법원(법원행정처)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법사위원 질의에 답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과의 국제투자분쟁(ISDS) 패소로 부담하게 된 약 1530억원의 배상금과 관련해 구상권 행사 가능성을 검토한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은 중재판정의 법률적 근거와 구상권 행사 요건을 살펴본 뒤 대응 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직무대행은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손솔 진보당 의원의 구상권 청구 요구에 "ISDS에서 1530억원 등 배상을 명령한 법률적 근거와 판정문 내용을 지금 면밀히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그 내용을 검토해 본 후 방향을 설정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국정 농단 청구서를 국민이 지게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배상 부담을 국민이 떠안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직무대행은 "국가가 배상해야 되는 책임이 생겼지만, 구상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고의 중과실이 인정돼야 되는 등 구상권 행사를 위한 법률적 요건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부분도 함께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구상권 행사 여부를 확정하기에 앞서 법률적 요건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이번 분쟁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비롯됐다. 당시 삼성물산 주주였던 엘리엇은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에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입었다며 2018년 7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ISDS를 제기했다.

중재판정부는 2023년 6월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엘리엇에 원금 약 4849만달러와 지연이자 등을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정부는 이에 불복해 같은 해 7월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판정 취소 소송을 냈다.

영국 1심 법원은 2024년 8월 정부의 소송을 각하했으나, 항소법원은 지난해 7월 정부의 항소를 받아들여 사건을 1심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1심 법원이 원 중재판정을 일부 취소하고, 사건을 중재판정부로 돌려보내면서 환송중재가 진행됐다.

그러나 환송중재판정부는 지난 9월 30일 정부의 합병 찬성 개입과 엘리엇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다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배상 원금과 지연이자 등을 합쳐 약 1530억원의 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법무부는 판정문 분석과 관계 부처·정부 대리 로펌·외부 전문가 의견, 추가 소송에 드는 비용 등을 검토한 끝에 지난달 28일 영국 법원에 취소 소송 등을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8년 넘게 이어진 분쟁에서 추가 불복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배상 부담에 대한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수 있을지가 후속 쟁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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