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 연쇄방화범 "다 죽이겠다"며 출입구 방화… 경찰, '살인미수' 적용 가닥

  • 구속 후 연일 묵비권 행사… "나도 사기 당했다" 기존 주장만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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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거된 역삼동 방화 용의자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건물 두 곳에서 연달아 방화한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 A씨가 서울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61020 사진연합뉴스DB
검거된 역삼동 방화 용의자.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건물 두 곳에서 연달아 방화한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 A씨가 서울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6.10.20 [사진=연합뉴스DB]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빌딩 두 곳에 잇따라 불을 질러 19명의 인명 피해를 낸 70대 피의자에 대해 경찰이 기존 방화치상 혐의 외에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 적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26일 경찰과 연합뉴스 취재 등에 따르면,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구속된 이모 씨(77)는 수서경찰서 조사에서 연일 묵비권을 행사하며 "나도 사기를 당했다"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체포 당시부터 "특허법인이 실물 종이 등록증을 주지 않는 등 사기를 쳤다"고 주장해 왔으며, 지난 2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 시에는 '죽이려고 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뭘 죽이려고 해, 겁주려고 했지"라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피해 특허법인 측은 절차상 실물 등록증이 발급되지 않으며, 이 씨의 사기 고소건 역시 이미 경찰 조사에서 '혐의 없음'으로 종결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4년 전에도 같은 법인에 찾아가 휘발유를 뿌리며 난동을 부려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바 있다.

경찰이 이 씨에게 살인미수 혐의 적용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범행의 고의성과 대피로 차단 수법 때문이다.

확인된 CCTV 영상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20일 사건 당일 사무실 출입구에서 직원과 20초가량 대화를 나눈 뒤, 직원이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닥에 인화물질을 쏟아붓고 불을 붙였다. 대화부터 방화까지 걸린 시간은 1분이 채 되지 않았다.

피해 법인 관계자는 "사람이 근무하는 사무실 앞 유일한 출입구(이자) 탈출구에 불을 질렀다"며 "겁만 주려고 했다는 주장은 누가 봐도 거짓임을 알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 씨는 집을 나서며 "다 죽여버리겠다"고 말한 정황과 인화물질을 사전 매입한 계획성도 포착된 상태다.

경찰은 주중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이 씨의 집착이나 망상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는지와 정신 병력을 정밀 검증할 계획이다. 또한 보강 수사를 거쳐 살인미수 혐의 적용 여부를 최종 확정한 뒤 오는 30일까지 이 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번 화재로 변리사 1명이 심정지 상태로 이송되었다가 회복하는 등 중상자 5명을 포함해 총 19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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