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시위 참가자에 '공동 배상 책임' 추진…"시위 자유에 심각한 공격"

  • 직접 기물파손 안 해도 최대 1만유로 배상…상원 이번주 심의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서부 낭트에서 열린 고물가 및 공공서비스 투자 부족에 항의하는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주먹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서부 낭트에서 열린 고물가 및 공공서비스 투자 부족에 항의하는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주먹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프랑스 정부가 시위 현장에서 기물 파손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참가자에게도 배상 책임을 물리는 법안 처리를 추진하면서 노동계와 좌파 진영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상원은 오는 27일 정부가 추진하는 이른바 '기물파손 배상법'(vandals pay law)을 심의할 예정이다. 법안은 지난 21일 상원 법제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안의 핵심은 시위 도중 기물을 파손한 집단에 속한 참가자라면 직접 파손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최대 1만 유로(약 1500만원)의 배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감시용 드론 활용을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초 이 법안은 지난 5월 파리 생제르맹(PSG)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발생한 폭력 사태를 계기로 마련됐다. 이후 프랑스 전역에서 공공서비스 부실과 생활비 상승 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약탈과 방화 등으로 재산 피해가 잇따르자 정부가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최근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재산 피해를 거론하며 법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도 법안에 지지를 표명했다. 르펜 의원은 이날 오를레앙에서 지지자 8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기 대선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프랑스에 질서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물을 파손한 사람들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평생이 걸리더라도 배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N은 해당 법안이 자당에서 먼저 제안한 정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좌파 진영과 노동계는 법안이 평화적인 시위 참가자까지 처벌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며 집회의 자유를 침해를 우려해 반발하고 있다.

좌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에리크 코크렐 의원은 법안이 통과되면 "거리 시위의 종말을 의미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산당 소속 파비앵 게 상원의원도 "이 나라에서 더 이상 어떤 시위도 열리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랑스 노동조합과 인권연맹은 일간 르몽드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법안이 "시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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