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량진·북아현·상계 정비사업장에서 1만가구 넘는 이주가 진행되거나 예정돼 전세시장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이주가 겹치면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서울 외곽이나 경기권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에서 받은 ‘2026~2030년 정비사업 이주 예정 물량 현황’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이주 예정 물량은 24개 구역, 2만4844가구다. 노량진1·3구역과 북아현2구역, 상계1·2구역 등 5곳은 1만473가구로 전체의 42.2%를 차지한다.
노량진1구역은 3897가구가 지난달 3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이주한다. 노량진3구역도 1038가구가 오는 10월 29일부터 내년 3월 28일까지 거처를 옮길 예정이다.
노량진1구역 인근 공인중개사는 “이주할 때 기존 생활권과 가까운 상도동으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많은데 현재 상도동에는 전세 매물이 거의 없다”며 “1구역에 이어 3구역까지 이주하면 집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재개발 구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이 많아 비슷한 조건의 전셋집을 찾기 쉽지 않다”며 “상도동에서 구하지 못하면 경기권으로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조합원의 이주비 조달도 변수다. 포스코이앤씨는 노량진1구역에 연 5%대 초중반 금리, 1600억원 한도의 추가 이주비 조달 방안이 합의됐다고 밝혔다. 노량진3구역은 추가 이주비가 확정되지 않았다.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은 기존 2862가구가 오는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이주할 계획이다. 삼성물산과 DL이앤씨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아 최고 29층, 28개 동, 2320가구로 조성한다.
북아현2구역 인근 공인중개사는 “북아현2구역은 세입자가 많은 편이고 전세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지역”이라며 “비슷한 가격대의 집을 찾으려면 은평구나 경기도 외곽으로 이동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비사업이 장기간 정체돼 저렴한 주택에 살던 세입자들이 주변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원구에서도 상계1구역 690가구와 상계2구역 1986가구가 이주를 앞두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8880가구로 지난해보다 41.7% 감소할 전망이다. 입주 감소와 이주가 맞물리면 전세 매물 부족이 심화할 수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규모 이주가 예정된 만큼 우선적으로 전세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주택자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각종 규제로 임대시장 운영에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이주 수요까지 한꺼번에 발생하면 전월세 시장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수요가 서울 외곽이나 경기권으로 이동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이주 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신규 주택 공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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