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7일 호르무즈 해협 기여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됐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오전 NSC 상임위가 열렸느냐고 묻자 “열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18일 예정된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회담 전에 NSC를 개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NSC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기여 방안을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정부 차원의 최종 방침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미 간 협의와 중동 정세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 뒤 기여 방안을 검토할 전망이다.
정 장관은 북한 평양시 강동군 병원에 대한 의료장비 지원을 둘러싼 야당의 문제 제기에는 인도주의적 지원과 정치적 상황은 분리해 판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지난 12일 탄도미사일 등 4종의 무기를 동원한 합동타격훈련을 실시한 점을 거론하며,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가 약 100억원 규모의 의료장비 166종을 지원하는 방침이 유효한지 물었다.
박 의원은 특히 강동군에 북한의 무기 연구·개발과 생산을 총괄하는 제2경제위원회 등 군수시설이 밀집해 있다며, 의료장비가 군수산업 종사자와 관련 계층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장관은 “제2경제위원회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평양시 강동군에 있는 병원에 지원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강동군 내 군사시설의 존재와 주민이 이용하는 병원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강동군 병원은 북한이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건설한 병원 가운데 처음 준공한 곳으로, 병원 지원은 주민을 대상으로 한 인도주의 사업이라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통일부가 준비 중인 지원 품목은 진단·수술·치료에 필요한 필수 의료장비 166종이다. 통일부는 지난 5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관련 장비의 제재 면제를 승인받았다. 재원은 남북협력기금의 보건의료 협력 예산을 활용할 방침이다.
다만 의료장비가 이미 북한에 전달됐거나 지원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통일부는 북측이 지원을 수용할 경우 즉시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제재와 재원 문제를 미리 해결해 둔 ‘레디 투 고’ 차원의 준비라고 설명해 왔다.
통일부는 북한의 도발과 대남 적대 기조 속에서 지원을 추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인도적 사업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외통위 현안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3대 청사진’을 토대로 남북 간 적대성 제거와 민간 교류 활성화, 연락채널 복구, 9·19 군사합의 복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의 한미연합연습 축소 움직임을 북미대화 재개의 계기로 활용하고, 정부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맡아 북미대화 동력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다자 간 논의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는 시민사회와 학계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사회적 공론화와 범정부 협의를 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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