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수출을 주도하는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들이 세수 기여도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8월 FDI 기업은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80% 이상을 담당했지만 납세액 상위 200개 기업 가운데 FDI 기업은 28곳에 불과했다. 삼성과 캐논, 인텔 등 주요 수출기업도 해당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5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 매체 뚜오이쩨가 전한 VNTAX 2026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 납세액 상위 200개 기업의 세금 납부액은 총 989조3000억 동(약 52조235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순위보다 25% 증가한 규모다. 2025년 베트남의 국가예산 수입 전망치가 약 2650조 동(약 139조920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기업이 전체의 37% 이상을 부담한 셈이다.
세수는 최상위 기업에 집중됐다. 상위 20개 기업의 납부액만 614조동으로 상위 200개 기업 세수의 약 62%를 차지했다. 민간 부문에서는 빈그룹, 선샤인그룹, BRG그룹 계열 NH스마트시티, 호아팟, 탄콩, 타코 등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빈그룹의 국가예산 기여액은 기존 56조2000억 동에서 약 148조8000억 동으로 늘었다.
국영기업 가운데서는 페트로베트남, 비엣텔, 페트롤리멕스, 비나코민, 비나타바, 베트남전력공사(EVN), 비엣콤뱅크 등이 이름을 올렸다. 페트로베트남은 약 91조동을 납부했고 비엣텔은 42조2900억 동 이상을 부담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건설 부문의 납부액이 234조 동을 웃돌며 전체의 약 24%를 차지했다. 석유·가스, 석유제품, 전력, 석탄·광물 등을 포함한 에너지·자원 부문은 220조 동 이상으로 22.3%를 담당했다. 금융업에서는 40개 기업이 약 139조 동을 냈으며 이 가운데 은행 23곳의 납부액은 104조6000억 동에 달했다.
수출 기여도와 세수 기여도의 차이도 두드러졌다. 올해 1~8월 FDI 기업은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했지만 납세 상위 200개 기업에 대한 세수 기여도는 약 18%에 그쳤다. 삼성과 캐논, 인텔 같은 주요 수출기업들도 이번 납세 상위 200개 기업 명단에서는 빠졌다.
다우 아인 뚜언 베트남상공회의소(VCCI) 부사무총장 겸 법무국장은 이러한 차이가 가공·조립 중심의 사업 구조와 낮은 국내 부가가치, 세제 우대 정책에서 일부 비롯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최저한세 15% 적용과 베트남 공산당 정치국의 외국인 투자 정책 개편이 향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수가 소수 대기업에 집중된 구조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뚜언 부사무총장은 상위 20개 기업의 경영 상황이 악화될 경우 전체 국가예산 수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세수를 확보하려면 대규모 납세기업에 의존하는 것과 함께 세원 기반 자체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금 납부액이 10조 동이나 100조 동을 넘는 기업이 더 많이 등장할 수 있도록 기업 성장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의 납세 부담과 행정 절차도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뚜언 부사무총장은 "세금 정책이 기업의 경영상황에 맞으면서 주변 국가와 비교해 경쟁력을 갖춰야 하며 세금 신고 절차 개혁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세제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 역시 주요 과제로 꼽혔다. 그는 "기업들이 추후 세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나 세금 환급 과정의 어려움을 우려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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