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관련 공익감사청구’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산업통상부가 지난해 10월 유망성평가 업체 선정과 시추사업 결정·발표 과정 등에 대해 공익감사를 청구함에 따라 시작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 2023년 11월 동해 심해에 35억∼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부존 여부를 알 수 없어 추가 분석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대통령실에 보고했다.
산업부는 2024년 5월 대면 보고에서도 탐사 성공 가능성이 20% 이내로 상당히 불확실하다는 점과 대외 홍보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시추로 확인되지 않은 탐사자원량을 공개하면 과도한 기대를 부를 수 있다며 자원량 대신 면적을 발표하자는 의견도 냈다.
감사원에 따르면 최대 140억 배럴은 7개 유망구조별로 자원이 해당 수치 이상 존재할 확률이 10%인 ‘P10’ 값을 단순 합산한 것으로,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은 수치였다.
대통령실이 시추 일정 단축을 요구한 정황도 확인됐다. 산업부의 당초 계획은 2024년 말 대왕고래 구조를 먼저 시추한 뒤 2029년까지 4개 공을 추가 시추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2024년 9월 시추 일정을 당시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7년 5월 이전으로 앞당기라고 요구했다. 산업부 장관이 2028년 1분기까지 시추를 마치는 방안을 보고하면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자 윤 전 대통령이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질책하며 계획을 다시 수립하라고 지시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에 산업부 장관은 같은 해 10월 무리한 일정이라고 판단하면서도 대통령 지시에 따라 2026년까지 4개 공을 추가 시추하는 계획을 다시 보고했다.
유망성평가 업체 선정 과정에서는 국가계약법 위반이 확인됐다. 관련 용역 수행 경험이 있는 업체가 17곳에 달해 지명경쟁입찰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석유공사는 별도의 시장조사 없이 1차 용역 때 4개, 2차 용역 때 3개 업체만 임의로 선정해 입찰에 참여시켰다.
석유공사는 용역책임자 경력 등 5개 기술평가 기준을 마련하고도 입찰 업체에 공개하지 않았다. 2차 용역 평가에서는 당초 기준에 없던 ‘용역책임자 수행능력’을 추가해 평가기준을 충족한 업체를 부적합 처리했다.
시추 타당성 검증도 충분하지 않았다. 석유공사는 해외자문단을 통해 용역업체의 분석 방법만 확인한 뒤 최종 용역 결과가 나오기 전인 2023년 10월 대왕고래 구조의 시추계획을 수립했다.
실제 시추 결과 가스포화도는 당초 예상한 50∼70%에 크게 못 미치는 6.3%에 그쳤다. 확인된 가스도 석유·천연가스 부존 가능성이 큰 열적기원 탄화수소 가스가 아니라 생물분해 바이오가스로 나타나는 등 용역 결과와 큰 차이를 보였다.
석유공사는 투자리스크위원회와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기 전 시추선 용선 입찰도 진행했다. 시추선 시장 상황을 분석해 작업 시기를 2025년 6∼7월로 조정했다면 용선료 43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지만, 별도 분석 없이 2024년 4월 계약을 체결했다.
성과평가 과정에서도 오류와 이해충돌이 확인됐다. 동해 심해 가스전 담당 부서는 달성하지 못한 계량지표 2개를 달성한 것으로 제출해 A등급을 받았다. 해당 부서에서 근무했던 본부장은 자신의 성과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도 신고와 회피 없이 이 부서의 비계량지표에 만점을 줬다.
감사원은 석유공사에 용역 입찰을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를 징계하고 성과평가 등급과 성과급을 조정하라고 요구했다. 산업부에는 주요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시추 대상 구조와 위치를 실질적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탐사시추 승인 요청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한편 대왕고래는 윤석열 정부가 동해 심해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추진한 탐사사업이다. 석유공사는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첫 탐사정 시추에 나섰지만, 경제성을 확보할 수준의 가스는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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