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4일 “지금 한반도의 꽉 막힌 상황을 타개하는 첫 열쇠는 북미 정상회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북미 대화 성사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페스타’ 환영사에서 “북도 마찬가지로 북미 대화에 대한 전략적 수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로서는 북미 대화가 성사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환경을 조성하고 추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12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서도, 북미 대화를 통한 정세 전환 필요성에 무게를 실은 발언이다.
정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대화 의지가 오랜 관심과 구상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한미 군사연습 축소를 지시하며 북미 대화 의지를 밝힌 데 대해 일부에서 지엽적인 해석이 나왔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만나 한반도 문제를 풀겠다는 뜻을 밝혀왔다는 것이다.
이어 미국 정치학자들의 분석을 소개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이후 남길 유산으로 북미 대화와 한반도 냉전 해체를 중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현재 남북관계에 대해 “바늘구멍조차 꽉 막혀 있는 상태”가 7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세상에 변화하지 않는 것은 없다. 이 상황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정세 변화 국면 다음에는 반드시 남북 평화교류 협력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지방정부와 함께 교류 재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교류 관련 제도 개선 방향도 제시했다. 정 장관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북한주민 접촉신고 처리 지침’을 폐기한 데 이어 법 개정을 통해 접촉신고를 ‘자기완결적 신고제’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접촉신고가 사실상 승인·허가제로 운영돼 왔다고 지적하며 “주권자인 우리 국민들께서 자기 결정으로 신고하면 그것으로 다 완결하도록 하는 방침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접촉 이후 일주일 안에 제출하도록 한 결과보고서에 대해서도 실제 접촉이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제도가 유명무실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정부의 대북 협력 참여도 주문했다. 정 장관은 지방자치단체 역시 남북교류협력의 주체라며 제주도의 소나무 재선충 방제약 지원 사례를 언급했다.
또 북한이 지방 공장과 병원을 현대화하는 ‘지방발전 20×10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남북교류협력지방정부협의회가 그 상대가 돼서 이북의 지방발전 계획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국회와 통일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공존 상생 협약식’도 열렸다. 정 장관과 박찬대 인천시장, 이인영·홍기원 의원, 권만학 통일연구원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참여 기관들은 ‘한반도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을 위한 협력과 상생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문에는 평화공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민간 교류와 평화 공감대 회복에 협력하는 한편, 교육과 접경지역 분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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