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업체들이 로봇청소기로 쌓은 국내 브랜드 인지도를 발판 삼아 종합가전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장악한 로보락·드리미 등 중국 가전업체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물걸레청소기, 세탁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제품군을 확대하며 국내 스마트홈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드리미는 오는 20~21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드리미 인 서울(Dreame in Seoul)' 행사를 열고 브랜드 비전과 하반기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한다. 국내 진출 이후 처음 개최하는 대규모 브랜드 행사로, 로봇청소기를 넘어 종합가전 기업으로의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행사에는 최근 한국 공식 브랜드 앰배서더로 발탁된 배우 지창욱도 참석한다. 회사는 배우 지창욱을 앞세워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고 국내 소비자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드리미는 올해 들어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물걸레 청소기, 헤어드라이어, 에어프라이어 등을 잇따라 국내에 출시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기존 주력인 로봇청소기 외에 생활가전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스마트홈 브랜드로의 전환에 나선 것이다. 향후 TV 광고와 디지털 캠페인 등 현지화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미 전세계 로봇청소기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드리미는 지난해 판매량 기준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 1위에 올랐다. 독일과 북유럽 등 18개국에서는 시장점유율이 40%를 웃돌며 로보락과 글로벌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외에서 확보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종합가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1위인 로보락 역시 국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보락은 최근 진공 물걸레청소기에 이어 올인원 세탁건조기 '제오엑스'를 국내에 출시하며 생활가전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400만원 안팎의 프리미엄 제품이 주를 이루던 국내 올인원 세탁건조기 시장에 100만원대 1인용 제품을 내놓으며 가격 경쟁력까지 앞세우고 있다.
로보락은 이미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2022년 이후 4년 연속 판매액 기준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점유율은 50%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사후관리(AS) 서비스인 '니어바이(Nearby)'를 개편하는 등 서비스 경쟁력도 강화하며 국내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중국 업체들이 로봇청소기를 통해 확보한 브랜드 신뢰도를 바탕으로 다른 생활가전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저가 제품을 앞세운 가격 경쟁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서비스 경쟁력까지 갖추며 한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국내 가전 시장은 내구성과 품질, 사후관리 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강한 만큼 세탁기나 공기청정기 등에서도 성공을 이어갈 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로봇청소기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았지만 세탁가전 등은 브랜드 신뢰와 서비스가 더욱 중요한 시장"이라며 "향후 제품 경쟁력뿐 아니라 AS와 유통망 확보 여부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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