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민생안정지원금 조례안 시의회 부결…민선 9기 첫 회기부터 집행부·의회 정면 충돌

  • 국민의힘 의원 전원 반대로 조례안 무산…문화예술 예산도 잇따라 삭감 시민사회 반발 확산 속 향후 예산·조례 심의 과정에서도 갈등 장기화 우려

강릉시의회 사진강릉시의회
강릉시의회. [사진=강릉시의회]

강릉시가 민선 9기 핵심 공약으로 추진한 민생안정지원금 지급 조례안이 강릉시의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집행부와 의회 간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지원 정책이 의회의 반대로 무산된 데 이어 영화·영상 분야 문화예술 예산까지 잇따라 삭감되면서 시정 운영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강릉시의회는 지난 7월 31일 열린 제33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강릉시가 제출한 민생안정지원금 지급 조례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재석 의원 19명 가운데 찬성 9명, 반대 10명으로 부결 처리했다.
 
이번 조례안은 김중남 강릉시장이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시민 생활 안정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추진해 온 대표 공약이다. 그러나 상임위원회 심사 과정부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난항을 겪었고, 이후 수정안이 다시 발의됐음에도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행사하면서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민생안정지원금 지급을 위한 제도적 근거 마련이 무산되면서 강릉시가 계획했던 지원사업 역시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한 정책이 첫 단계부터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중남 시장은 이날 본회의에 직접 출석해 표결 과정을 지켜본 뒤 의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김 시장은 민생안정지원금은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사안이며 전국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미 시행하거나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조례안 부결로 강릉시민들에게 민생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는 길이 막힌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갈등은 민생안정지원금에만 그치지 않았다.
 
앞서 지난 7월 30일 열린 강릉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강릉시가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한 영화·영상 분야 주요 사업비가 모두 삭감됐다.
 
삭감된 사업은 제28회 정동진독립영화제 지원 예산 2천만원, 2026년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지원 예산 3천만원, 영화미디어센터 활성화 및 운영비 5천만원 등 모두 1억원 규모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영화문화 기반 사업이 충분한 논의 없이 예산 삭감 대상으로 결정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정동진독립영화제는 국내 독립영화계에서 오랜 역사와 상징성을 가진 행사인 만큼 지역 문화 브랜드 가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예산 삭감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사회도 즉각 반응했다.
 
지난 8월 1일 강릉시의회 앞에서는 시민 1명이 항의성 1인 시위를 벌이며 시의회의 결정을 비판했다.
 
김만재 강릉시 영상미디어센터 정상 운영을 요구하는 시민모임 대표는 MBC강원영동과의 인터뷰에서 정동진이 지역구인 시의원마저 예산 삭감에 동참한 것은 지역 문화자산의 가치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노동계 역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한종일 강릉노동연대 노동조합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민생 앞에서는 여야가 따로 없으며 정치적 셈법을 앞세우면 결국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강릉노동연대는 민생안정지원금이 고물가와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더욱이 노동연대는 향후 상황에 따라 물리적 직접행동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시민사회의 반발 수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의회를 둘러싼 갈등이 시민사회와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민선 9기 출범 이후 집행부와 의회 간 첫 대형 충돌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현재 강릉시의회는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집행부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중남 시장이 이끌고 있어 주요 정책마다 정치적 대립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생안정지원금 조례안 부결과 문화예술 예산 삭감은 정책의 필요성과 재정 건전성, 정치적 판단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시민들이 체감하는 민생 회복과 지역 문화 활성화라는 과제가 걸려 있는 만큼 집행부와 의회 모두 대립보다는 협의를 통해 접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향후 강릉시가 민생안정지원금 지급을 위한 새로운 방안을 마련할지, 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다시 확보하기 위한 후속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시의회 역시 시민 여론과 지역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민선 9기 출범 직후부터 집행부와 의회 간 정책 대립이 현실화되면서 향후 추가경정예산안과 각종 조례안 심의 과정에서도 양측의 정치적 긴장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지역사회는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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