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무일도 상여금도 빈부격차…실적 희비에 엇갈린 철강·조선 바캉스

  • 상반기 실적 온도차에 복지 수준도 차이

  • 조선은 장기휴가·휴가비 '통 큰 보상'

  • 철강은 업황·공정 특성에 예년 수준 운영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조선과 철강업계의 여름휴가 풍경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수년째 슈퍼사이클을 이어가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 중인 조선업계는 열흘이 넘는 장기 휴가와 수백만 원대 휴가비를 지급하는 반면, 업황 침체가 장기화된 철강업계는 짧은 휴가와 사실상 휴가비가 없는 '조용한 바캉스'를 보내고 있다. 업황 차이가 임직원 복지 수준까지 벌려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8월 초부터 일제히 여름휴가에 돌입한다. 야외 작업이 많은 조선업 특성상 혹서기 안전과 휴식을 위한 조치다.

HD현대중공업은 오는 3일부터 13일까지 12일간 하기휴가를 실시한다. 조합원에게는 약정임금의 50%를 휴가비로 지급한다. 지급액은 개인별 임금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많게는 수백만 원 수준의 휴가비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삼호는 3일부터 14일까지 13일간 휴가를 운영한다. 휴가비는 HD현대중공업과 동일하게 약정임금의 50%가 지급된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27일부터 7일까지 12일간, 삼성중공업은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휴가가 지속된다. 양사 모두 50만~100만 원 사이 소정의 휴가비와 귀향비를 지원한다.

반면 철강업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포스코는 임직원들에게 연간 5일의 유급휴가를 부여하지만, 별도의 여름휴가비는 지급하지 않는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역시 5일간의 여름휴가 기간을 부여하지만 별도 휴가비는 없다.

업계에서는 실적 격차가 임직원 복지 수준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조선·철강산업 상반기 실적 흐름도 차이를 보였다.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 비중 확대와 생산성 개선에 힘입어 두 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세를 기록한 반면 철강업계는 일부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됐음에도 중국산 저가재 유입과 건설 경기 부진, 전기요금 부담 등으로 업황 회복세가 제한적인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는 고로를 상시 가동해야 하는 특성상 조선업계처럼 장기간 집단 휴가를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최근에는 업황에 따라 휴가비나 귀향비 등 구성원 보상 수준에서 차이가 나타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휴가 이후에는 조선과 철강업계 모두 노사관계가 하반기 경영의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주요 기업들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진행 중이거나 하계 투쟁을 예고한 만큼, 휴가가 끝나는 8월 중순 이후 협상이 본격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섭 결과에 따라 파업 등 노사 갈등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 차질과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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