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임단협 갈등에 내부 잡음까지…포스코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이나경 기자
이나경 기자
포스코가 안팎으로 어수선하다. 임금·단체협약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노조 내부에서도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철강 업황 악화와 중국산 저가재 공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노사의 공동 대응이 중요해졌지만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노조 내부 잡음은 최근 지도부를 둘러싼 논란으로 더욱 커졌다. 김성호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이 단체교섭 결렬을 앞두고 회사 고위 임원과 골프 회동을 한 것이 발단이 됐다. 김 위원장은 골프 회동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밀실 합의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사측과 첨예하게 교섭을 벌이던 시기에 교섭을 이끄는 노조위원장이 회사 고위 임원과 별도로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조 내부에서 적절성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노조 내부에서도 회동 경위 등에 대한 공개적인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오는 10월 차기 집행부 선거까지 예정돼 있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물론 노조 내부의 논란과 노사 갈등은 별개 문제다. 다만 사측과 교섭 중에 노조 내부가 흔들리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노조가 사측을 상대로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구성원들의 신뢰와 결집이 필요하다. 내부에서 제기된 의문이 있다면 충분한 설명을 통해 불필요한 논란을 털어내고 교섭에 힘을 모아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이번 논란이 노조 내부의 정치적 공방으로만 흘러서도 안 된다. 누구의 문제 제기가 옳은지 따지기에 앞서 조합원들이 갖고 있는 의문에 답하는 것이 먼저다. 그래야 차기 집행부 선거 역시 불필요한 의혹과 갈등에서 벗어나 정책과 비전을 놓고 경쟁할 수 있다.

사측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갈등을 노조 내부 문제로 돌리거나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임금과 성과급을 둘러싼 입장 차뿐 아니라 인력과 안전, 근무 환경 등 현장에서 누적돼 온 불만이 이번 갈등을 통해 함께 표출되고 있다는 점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포스코가 처한 대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과 중국산 저가재 공세, 국내 수요 부진에 대응하는 동시에 탄소중립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도 추진해야 한다.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지키면서 미래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쉽지 않은 시기다.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임직원 간 신뢰다. 회사가 어려운 경영 환경을 이유로 구성원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려면 왜 필요한지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구성원 역시 회사가 처한 현실을 외면한 채 요구만 앞세워서는 지속 가능한 해법을 찾기 어렵다. 서로의 상황을 인정하고 접점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포스코는 철강뿐 아니라 자동차·조선 등 국내 주력 산업의 공급망과 맞닿아 있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해 생산 차질로 이어진다면 그 영향은 포스코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어렵게 확보한 고객 신뢰와 공급 안정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금 포스코 노사에 필요한 것은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는지 겨루는 일이 아니다. 대외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내부에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태다. 서로를 향한 책임 공방에 헛심을 쓰기 보다 갈등을 조속히 봉합하고 다시 같은 방향을 바라봐야 한다.

노사가 합의서에 서명한다고 모든 갈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과정에서 드러난 불신과 내부의 균열까지 해소해야 비로소 진짜 봉합이라고 할 수 있다. 밖에서 밀려오는 파고에 맞서기 위해서는 안부터 단단해야 한다. 지금 포스코에 가장 필요한 것은 내부의 신뢰를 다시 세우는 일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