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자마자 달려왔다"... 2030 몰린 올림픽공원 개표소 앞 가보니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모인 시민들 사진독자 제공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 모인 시민들. [사진=독자 제공]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송파구 개표소 앞 시위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는 참정권 침해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밤낮으로 집결하고 있으며, 특히 2030 세대 청년층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8일 서울 송파구 개표소가 마련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경찰 추산에 따르면 오후 6시 기준 현장 인원은 약 2700명이었지만, 퇴근과 하교 시간이 지나면서 참가자들이 잇따라 합류해 밤이 깊어질수록 인파는 더욱 늘어났다. 현장에서는 직장인과 대학생 등 2030 세대의 참여가 특히 눈에 띄었다. 퇴근이나 수업을 마친 뒤 곧바로 현장을 찾았다는 청년층도 적지 않았다.

현장에는 휴가를 내고 참여했다는 시민부터 지방에서 상경한 참가자들까지 모여 있었다. 일부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떠날 수 없다"며 노숙과 밤샘 시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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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 등장한 테슬라 사이버트럭. [사진=독자 제공]
곳곳에서는 자발적인 지원 활동도 펼쳐졌다.

분홍색 테슬라 사이버트럭 한 대에는 "마음껏 편하게 드세요. 약소하지만 작게나마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는 문구와 함께 김밥과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또 다른 안내문에는 "비와 더위는 사이버트럭이 막아드립니다. 저희는 출근 후 다시 함께 할게요. 누구든 편히 앉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차량은 참가자들의 휴식 공간 역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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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 모인 자원봉사자들의 모습. [사진=독자 제공]
태극기를 직접 그려주는 자원봉사자들도 곳곳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현장 한편에 '셀프 제작 존'을 운영하며 참가자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줬다.

수험생을 위한 무료 과외를 자처한 참가자도 있었다. 그는 간이 책상을 펼쳐놓고 "학생이 미래다, 중고등 수험기간"이라는 안내문과 함께 수학·과학 무료 과외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이 현재까지 강제 해산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표소 시위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회견하는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회견하는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중앙선관위가 개혁신당에 보고한 내용도 공개됐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선관위 사무차장으로부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당시 전국 50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실제로 유권자들이 대기하며 투표해야 했던 곳은 22곳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는 지난 5일 기준 집계로, 추가 확인 과정에서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선관위는 설명했다.

또 투표용지 부족 우려로 추가 용지를 송부한 투표소는 전국 67곳이었다. 이 중 50곳은 실제 부족이 발생했고 나머지 17곳은 예방 차원에서 추가 용지가 공급된 것으로 분류됐다.

선관위 대응 과정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개혁신당에 따르면 선관위는 선거 당일 오전 11시 40분 관련 보고를 받았음에도 중앙선관위가 사태를 공식 인지한 시점은 오후 4시 25분이었다. 일부 투표소의 투표 마감 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한 조치 역시 중앙선관위 의결이 아닌 서울시선관위원장 단독 결정으로 이뤄졌으며 사후 의결도 없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천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법적 효력과 월권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개혁신당은 투표 대기가 발생한 일부 선거구를 대상으로 선거 일부무효 소청을 제기하고 선별적 재선거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한편 인천시장 선거를 둘러싼 사전투표 개표 결과도 논란이 되고 있다.

중앙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송도1동과 송도2동의 관내 사전투표에서 박찬대 당선자와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수가 각각 3030표와 1440표로 동일하게 집계됐다.

유 후보는 "확률적으로 극히 드문 결과"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인천시선관위는 두 지역의 투표지가 서로 다른 분류기와 인력을 통해 독립적으로 개표됐으며, 재확인 대상 투표지를 수작업으로 분류해 합산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같은 수치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개표 전 과정에 각 정당과 후보자 측 참관인이 참여한 만큼 부정 개표나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하며 근거 없는 의혹 확산을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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