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복지지원의 출발점인 '예술활동증명' 제도의 처리 지연 문제를 개선하는 데 정부가 발 벗고 나선다. 급증한 신청 수요로 심사 적체가 심화한 가운데 인력 확충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도입을 추진해 제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4일 서울스퀘어 예술인복지재단에서 열린 ‘예술활동증명 제도개선 TF 회의 및 직원간담회’에서 “예술활동증명 제도 운영의 효율성을 찾으면서도 시대 변화를 유연하게 담아내겠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예술활동증명은 예술인들이 자긍심을 갖고 예술활동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돕는 최소한의 안전망이자 다양한 복지지원 사업의 출발점”이라며 “여러 복지지원 사업의 기반이 되는 만큼 제도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예술 현장의 신뢰와 공감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간 소요되는 처리기간과 서류제출 부담, 모호한 심의 기준, 현장과의 괴리 등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술활동증명은 예술인이 창작 활동을 전업으로 하고 있는지를 심사해 발급하는 제도다. 예술활동준비금, 생활안정자금 융자, 산재보험료 지원, 고용보험 특례 등 각종 복지 사업을 신청하기 위한 필수 관문이다. 증명이 없을 경우 각종 공공지원 사업에 신정조차 할 수 없어, 예술인들의 생존권과 직결된다. 그러나 최근 베스트셀러 <대도시의 사랑법> 저자 박상영 소설가가 심사에서 5차례나 반려된 사실 등이 알려지며 심사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또한 심의가 통상 2~3개월에 달해, 상당수 예술인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비판도 받았다.
더구나 올해는 코로나19 시기 최대 3년으로 자동 연장됐던 증명서의 만료 시점이 겹치면서 신청이 폭증했다. 예술인복지재단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접수된 신청 건수는 6만7000여건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신청 건수인 6만6000여건을 넘어섰다. 재단은 올해 전체 신청 건수가 13만 건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술활동증명 업무를 담당하는 박도원 팀장은 “코로나 기간 예술활동이 단절되면서 (증명 유효기간을) 최대 3년 연장했는데, 올해 만료 시점이 도래했다"며 "앞으로도 연간 이 정도의 신청 건수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상황을 전했다.
문제는 인력 부족이다. 현재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합쳐 10명에 불과하다. 최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8명을 신규 단기 채용했지만 교육과 적응 기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용욱 예술인복지재단 대표는 "팀원들 뿐만 아니라 전사적으로 인력을 투입해서 대응한 결과 처리 기간이 최대 13주에서 8주 수준으로 단축됐다"며 "추가 개선을 통해 소요 기간을 더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예술활동증명 제도 개선 TF’를 운영하며 심사기준 완화, 행정 효율화, AI 대응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도 전반을 손질하기 위한 연구용역도 진행 중으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심사 지원 시스템 도입 등 행정 효율화 방안이 담긴 연구 결과는 오는 10월말께 나올 예정이다.
최 장관은 현장 직원들을 만나 "인력보강과 신기술 도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제도 자체도 신뢰 받고, 현장 직원들도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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