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양국이 생존과 발전하기 위해선 개별 국가가 단독으로 감당하기보다는 한일 양국이 기술과 제도, 인재들의 역량을 융합하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
구자열 한일경제협회 회장은 19일 일본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열린'제58회 한일경제인회의' 개회사에서 한국와 일본의 경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회의는 한일·일한 양국 경제협회의 신임회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한일경제인회의다. 한일 최고경영자 등 300여명이 참석해 '한일이 함께 나아가는, 넥스트 스텝(Next Step)'을 주제로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구 회장은 이날 미·중 갈등 심화와 공급망 재편, 인공지능(AI) 패권 경쟁, 기후 위기 등을 언급하면서 "한국과 일본은 글로벌 밸류체인을 함께 구축한 순망치한의 관계"라며 "양국 간 협력이 더욱 긴밀하고 절실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에너지와 전력 인프라 △핵심 광물 및 자원 공급망 △제조업을 위한 AI·로봇 등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에너지·전력 인프라 협력과 관련해 "AI 시대를 맞아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해 전력·통신 인프라 안보 협력 체계를 재구축할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함께 구축하고 있는 부산-후쿠오카 해저 광케이블 구축 사업 'JAKO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통신뿐 아니라 차세대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도 슈퍼그리드, HVDC(초고압직류송전), 해상풍력 등 전력망 안정화와 양국 간 효율적인 전력 운용에 기여할 협력 프로젝트가 다수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 광물과 자원 공급망 협력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구리, 니켈, 코발트, 그리고 희토류와 같은 핵심 광물은 전기차와 배터리, 전력 인프라 등 미래 산업 전반에 필수 자원"이라면서 "문제는 이 자원들이 특정 국가의 자원 무기화와 수출 통제로 글로벌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일 공동 핵심 광물 펀드를 조성해 제3국 자원 프로젝트에 공동 투자하고 장기 공급 계약을 구축해야 한다"며 "제조업 기반 안정화를 위한 공급망 동맹이 가장 절실한 협력 모델"이라고 제안했다.
또 미국과 중국 중심의 AI·로봇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강한 한일 양국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도 했다.
구 회장은 "한국은 스마트팩토리, 공정 자동화, 데이터 기반 생산 운영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고, 일본 역시 로봇 산업의 전통 강자로서, 센서, 정밀기계, 제어와 안전 기술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일 양국이 제조 현장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공동 실증을 추진하고, 공동 안전 기준과 테스트 프로토콜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작지만 핵심 기술을 가진 양국의 IT 벤처 기업들 간 협력도 더욱 활발해지면 한일 협력은 다른 나라들과 분명히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측 단장단은 회의 하루 전인 18일부터 일본 정부 주요 인사들을 잇달아 예방했다. 구 회장을 비롯한 경제인들은 다케다 료타 회장과 다카이치 총리, 일본 외무·경제산업성 관계자 등을 만나 한일 경제협력 확대 의지를 전달했다.
정상회담 하루 전 일본 총리가 한국 경제인들을 직접 만난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에서는 정상회담, 일본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민간 경제인회의가 개최되는 만큼 한일 경제 협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구 회장은 "대한민국 경북 안동에서는 한일 양국 정상의 셔틀외교가 펼쳐지고 있고, 저희 양국 경제인들 역시 도쿄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하기에 더 의미가 새롭다"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상호이익이 되는 과제들을 더 넓고 깊게 논의해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저 역시 일본 지사에서 상사맨으로 시작해 그간 LS그룹 회장, 발명진흥회장, 한국무역협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일 양국 교류를 위해 힘써 온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는 양국 주요 기업 총수와 경제단체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이형희 SK 부회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이재언 삼성물산 사장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도요타자동차, 마루베니, 스미토모상사, 스미토모화학, 노무라홀딩스 등 주요 기업 관계자 100여명이 자리했다.
회의 둘째 날인 20일에는 '미래를 개척하는 경제연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미래'를 주제로 본회의 세션 논의가 이어지고, 양국 경제인 공동성명을 채택한 뒤 폐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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