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보다는 재건축 원해" 특례시 권한 확대에도 현장은 '시큰둥'

  • 특례시 리모델링 인허가 권한 이양…도계위 절차 단축 기대감

  • 1기 신도시 중심 이탈 확산...재건축 규제 완화로 사업 동력 약화

일산 신도시 전경. [사진=고양시]
일산 신도시 전경. [사진=고양시]


경기 수원·고양·용인 등 특례시에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재건축 선호 심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에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인 특례시의 권한을 확대하는 '특례시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이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법안은 '특례시의 장이 처리할 수 있는 사무'에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의 수립·변경에 관한 업무를 추가해 도지사의 승인을 받지 않도록 정한다.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은 세대수가 최대 15% 증가하는 등 리모델링 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주 수요 집중 관리하고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10년 단위 계획을 말한다. 사업 단계별 시행 방안과 주민 의견 반영, 수요 분산 등을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는 서울시, 광역시, 특별자치시를 제외한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의 시장이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수립·변경하는 경우 주택법 제72조제4항에 따라 도지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예컨대 수원시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수립한 기본계획을 경기도에 승인 신청을 해야 하는 구조다. 경기도의 관계 부서 협의 및 도계위 심의를 거친 후에야 최종 고시가 가능했다.

이중 절차가 사라지면서 지역 여건에 맞는 지원책을 보다 신속하게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실제로 지자체들도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해왔다.

수원시는 기본계획에서 “조례 제정 이후에도 실질적인 지원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리모델링 지원센터 설립 방향을 제시했다. 용인시는 기본계획에서 장수명화, 모듈러 공법 등 정부 정책과 연계한 기술 적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기대와 온도차가 크다. 특히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에서는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사업 지연과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때 리모델링 시장의 최대 텃밭으로 불리던 경기 핵심 지역에서 이탈이 본격화되며 시장 동력이 약화된 모습이다.

일산 신도시가 대표적이다. 고양시에서 리모델링 사업으로는 처음으로 조합설립인가 받아 관심을 모았던 문촌마을 16단지는 조합 해산과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반대 의견이 커지면서 내홍에 휩싸였다. 같은 날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던 강선마을 14단지는 지난해 총회를 통해 리모델링 조합 해산을 결정하며 사실상 사업을 접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수익성과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민 선택이 재건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고 용적률 인센티브가 확대되면서 사업성이 개선된 반면, 리모델링은 가구 수를 최대 15%까지만 늘릴 수 있어 일반 분양 가구 수가 제한적이다. 

특례시 권한 확대가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는 의미가 있지만, 실제 사업 추진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양시의 한 리모델링 추진 단지 주민은 “절차가 빨라진다고 해도 (보유자가) 얼마나 더 벌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요즘은 재건축 규제가 풀리면서 사업성이 더 좋아 보여 주민들 사이에서도 사업 방향을 다시 보자는 얘기가 계속 나온다”고 말했다.

여전히 리모델링을 대안으로 추진하는 일부 지역도 있다. 리모델링 추진 가능 연한은 준공 후 15년으로 재건축 가능 연한(30년)의 절반 수준이고,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의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수원 영통구에서는 25년 이상 된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히 추진 중이다. 신성·신안·쌍용·진흥(민영5단지)과 두산·우성·한신(민영 8단지)에 이어 매탄동남아파트가 지난해 말 용적률 307%를 적용받으며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 아울러 용인 수지구 최근 수지뜨리에체 아파트를 포함해 총 6개 단지(△수지초입마을 아파트 △보원 아파트 △동부 아파트 △한국아파트 △성복역 리버파크)가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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