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덮고 공항 옮긴다"…메가 SOC 공약, 재원은 결국 '땅'

  • 신공항·철도·산단 결합한 '패키지 개발' 전면화

  • 수십조 재원·예타 변수…실현 가능성 검증 필요

사진ChatGPT
[사진=ChatGPT]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부선 지하화, 신공항 건립 등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둘러싼 공약 경쟁이 화두로 올랐다. 부산·경기·대구 등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후보들은 공항 유치와 철도, 산업단지를 결합한 초대형 개발 청사진을 앞다퉈 제시하며 지역 성장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다만 철도지하화는 상부 부지 개발이익, 신공항은 이전 후 남는 후적지와 배후단지 개발을 전제로 하는 장기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재원 구조와 실현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8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부선 지하화가 공통 공약으로 포함된 지역 중 가장 빠른 곳은 부산이다. 부산은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1차 선도사업에 포함되며 국가사업 궤도에 올랐다.

가야~부산진 구간을 중심으로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 들어갔고 목표 착공 시점은 2030년으로 설정됐다. 지상 철도 부지를 개발해 사업비를 충당하는 구조도 함께 논의되고 있어 현실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지상 부지에 시민공원부터 북항을 잇는 녹색 보행축을 조성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박민식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함께 경부선 철도 지하화 사업에 ‘구포~가야 경부선 8.7㎞’ 구간을 반영하겠다고 공약했다.


인천에서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인천~서울 구로를 잇는 경인선 지하화를 제안했지만 국가 종합계획 반영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 역시 인천 1·2·3호선 확대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인천발 KTX를 연계해 “인천 전역을 역세권으로 만들겠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서울시는 자체 철도지하화 구상을 내놓았지만 국가 종합계획 반영을 기다리는 단계다. 서울역·용산역 일대 등 상부 개발을 통해 사업비 25조6000억원을 개발이익 31조원으로 충당한다는 구상이나, 개발이익은 부동산 경기와 고밀 개발 허용 범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충남 천안역~두정 구간은 1차 선도사업에 포함되지 않아 단기간 내 추진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공항 공약은 지역별 핵심 쟁점으로 이어진다. 부산에서는 가덕도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항공물류 허브’ 구상이 경쟁의 축이다.

전재수 후보는 신공항 개항을 앞당기고 북항·부산항을 연계한 통합 물류거점 구축과 해양기관 이전, 해사법원 설립 등을 묶어 남부권 경제권을 형성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박형준 후보는 2032년 조기 개항을 전면에 내세우며 공항 배후 복합도시인 ‘에어시티’ 조성과 산업은행 이전,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을 통해 항공·산업·관광 기능을 집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대구에서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최대 현안이다. 총사업비만 15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재원 조달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공항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권을 구축하겠다는 큰 틀은 동일하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신공항 조기 추진과 함께 공항 이전 후 남는 부지에 첨단산업과 지식서비스, 청년 창업 기능을 결합한 ‘디지털전환 밸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공항 건설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군위·의성 일대 에어시티 조성과 후적지 글로벌 복합도시 개발을 병행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공약 대부분이 막대한 사업비와 장기 재원 조달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경부선 지하화는 상부 개발이익으로 사업비를 충당하는 방식이 제시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다. 신공항 역시 국가계획 반영과 예비타당성 조사, 민자 적격성 검토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 단기간 내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부산경실련도 양당 후보 공약에 대해 “재정 설계의 구체성이 떨어지고 재원 구조가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부산경실련은 “후보 모두 재정 설계의 불안정성, 정량 성과 목표 부재, 중앙정부 의존 구조, 주민 참여 메커니즘이 미흡하다”며 “공약 이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철도지하화와 신공항은 지역의 장기 성장 전략이 될 수 있지만 선거 공약으로 제시될 때는 재원 조달 방식과 착공 시점, 개발이익 산정 근거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며 “교통 공약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부 부지와 후적지 개발을 전제로 한 부동산 개발사업 성격도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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