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부채 경고등] 담보 없으면 대출도 없다…정책금융도 '사각지대'

  • 자영업자 대출 90%는 담보·보증…대출 거절 부지기수

  • 정부, 신용평가 체계 개편 속도…업종·지역별 한계 뚜렷

  • 소상공인 발목 잡는 '생산적 금융'…업종 따라 지원 불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자영업자 대출이 금융시장의 '취약 고리'로 꼽히고 있지만 대출 구조가 담보·보증 중심에 머물면서 영세 소상공인들이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정부가 자영업자 금융애로 해소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접근성 부족과 사후관리 부재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의 79.8%는 담보, 10.6%는 보증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들은 금융이력 중심의 신용평가, 보수적 대출 심사 관행으로 금융사로부터 대출 거절을 당하거나 고금리 사채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금융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9일 신용평가 때 사업의 미래성장성도 반영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 도입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매출과 상권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가가 이뤄질 경우 업황이 부진한 업종이나 지역에 속한 차주는 구조적으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이미 경영난에 처한 자영업자들은 정책 대상에서 배제될 수 있는 것이다.

시범 적용 규모 역시 1조8000억원에 그쳐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729조2000억원) 규모와 비교하면 효과가 제한적이다. 금융위는 2028년 전(全)금융권이 개편된 SCB를 운영하도록 독려할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소상공인 약 70만명을 대상으로 10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 대출로 한정된다.

자금 공급 이후의 사후관리 부재도 부실 확산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의 정책 구조는 보증을 통한 대출 실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이후 상환 능력 개선이나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는 체계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이로 인해 대출이 공급된 이후에도 매출 감소나 비용 부담이 지속되면 차주의 재무 상태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안수지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당시를 보면 금융 정책이 소상공인 유동성 공급에는 일정 부분 기여했으나 부채 구조와 비용 압박을 근본적으로 완화하진 못했다"며 "자영업자 위기 대응은 신규 대출 확대보다 상환부담 완화, 구조조정 연계를 포함한 연착륙형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적 금융'이 오히려 소상공인 지원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생산적 금융'은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중심이어서 숙박·외식업이나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소상공인이 혜택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담보마저 부족하다보니 영세 자영업자들은 비은행권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송민택 한양대 경영전문대 교수는 "소상공인은 금융 접근성이 낮고 공급이 부족해 제2금융권이나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개인사업자 금융 부채가 지속해서 불어나는 상황에서 이를 감당할 특화 금융 모델이 필요하다"고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