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16년, 구청장 자격 충분…출마 결심은 당 요청·시기 문제"

  •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인터뷰

최호정 서울시 의회의장이 지난달 20일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서초구청장에 출마할 것이냐는 물음에 아직 결심하지 못했다면서도 서초를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할 방향성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고 덧붙여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유대길 기자 dbeorlf
최호정 서울시 의회의장이 지난달 20일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서초구청장에 출마할 것이냐는 물음에 "아직 결심하지 못했다"면서도 "서초를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할 방향성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고 덧붙여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유대길 기자 dbeorlf@]
 

 지난 2월 20일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시의회 의장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서초구청장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심하지 못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대화 곳곳에서는 정치적 가능성을 닫지 않는 신호가 포착됐다.
 최 의장은 "구청장을 하려면 지역을 이해하고, 구민과 소통하며, 미래를 설계할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고 '자격론'을 제시한 뒤 "서초에서 오래 정치활동을 해왔고 16년 동안 늘 서초만 생각했다"며 자신을 그 범주 안에 놓았다. 다만 "현 구청장이 계신 상황에서 말하기 어렵다" "싸워서 쟁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언급으로 현직 구청장과 대결하는 구도가 불가피함을 인정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당의 요청'에 대한 인식이다. 최 의장은 "당이 하라는 건 해야 하는 사람"이라며 후보 경선 흥행을 위한 인물 차출론 같은 당내 시나리오 정치를 현실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동시에 의장 재임 성과(현장 민원담당관 운영, 소방관 처우 개선·조례, 교통·버스노선 조정, 양재 시민의숲 국제정원박람회 유치 등 시의회 의장 재임기간 본인 성과를 열거하며 '행정형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구청장)출마는 아직"이라는 공식 답변 아래 공천 일정이 가시화되는 순간 선택지가 열릴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다음은 최 의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지방자치 31년 동안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정치는 누가 알아주느냐보다 주민이 행복해졌느냐가 기준이다. 특히 서초구를 지역구로 섬기면서 현장을 보고 듣고 이해하는 것이 주민을 행복하게 하는 정치의 출발점임을 뼛속 깊이 배웠다. 서초에서 버스 노선을 양방향으로 조정했을 때 "이제 숨통이 트인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 정치의 효능을 느꼈다. 서울시의회 의장이 된 뒤에는 이를 서울 전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생활정치'의 대표 사례를 꼽는다면.
"생활정치는 일상의 불편·불안과 싸우는 정치다. 지반침하 사고 이후 '지하안전 강화 패키지 조례' 3건을 발의해 도시계획 단계부터 안전을 관리하도록 했다. 또 부실 청년안심주택 보증금 반환 문제에 대해 서울시 융자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생활정치에는 이념과 정파가 끼어들 자리가 없다. 오직 실용과 실리를 기준으로 접근하기에 갈등 없이 시민이 원하는 해답에 더 빠르게 다가설 수 있었다. 이것이 실용의 정치다."
-임기 내에 반드시 매듭짓고 싶은 과제는.
"서울이 어떤 도시인가. 대한민국 수도이자 1000만 시민이 밀집해 살아가는 메가시티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만큼 시민 삶을 책임지는 의장의 과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지난해 제가 대표 발의해 많은 시민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은 '경력보육시민 가사돌봄노동 인정 조례'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 조례가 경력 보유 시민에게 새 길을 터주는 길잡이가 되려면 후속 조치가 더 중요하다. 그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  가사돌봄노동을 사회적 경력으로 인정하는 후속 종합계획을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아울러 '지방의회법 제정'은 반드시 마침표를 찍고 싶은 과제다."
-지방의회법 이후 지방정치가 넘어야 할 문턱은.
"권한과 책임이 함께 가는 실질적 지방분권이다. 특히 재정분권이 시급하다. 지방교부세 법정비율 인상, 지방소비세율 조정 등 현실적 해법이 필요하다. 지방의회와 집행기관의 권한 독립이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소방 공무원 처우 개선도 언급하셨다.
"소방 공무원들 급식 예산, 퇴직 후 건강검진 지원 조례, 트라우마 상담 강화(상담 인력 확충) 같은 것들을 챙겼다. 현장을 직접 보고 듣고 가능한 부분부터 개선하고 있다."
-시의회에 대한 신뢰·청렴 논란을 어떻게 보시나.
"청렴도를 올리기 위해 노력해 점수는 개선됐지만 시민 체감은 낮을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흔들릴 이유는 없고 결과로 보여드릴 수밖에 없다. 공천 단계에서부터 정당이 더 엄격히 걸러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
-서초의 시급한 현안은.
"교통이 최고의 복지다. 위례과천선 태봉로 경유 노선 확정,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실행 단계 진입이 필요하다. 서초의 미래 먹거리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양재는 AI 시대 두뇌 역할을 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인재·투자를 끌어올 파격적 전략이 필요하다."
-앞으로 필요한 지방 리더십은.
"경험과 비전의 균형이다. 도시의 운명을 책임지는 리더라면 경험과 비전을 모두 겸비해야 한다. 현장을 모르면 실행력이 떨어지고, 미래를 보지 못하면 도시가 정체된다. 현미경과 망원경을 함께 가진 리더십이 필요하다."
-정치 불신을 해소하려면.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의 자세가 필요하다. 한 명 한 명이 헌법기관의 위상을 서울시의원 모두가 가슴이 새겨야 한다. 이런 본분을 망각한 한 사람(김경 시의원을 지칭한 듯)의 일탈이 의회 전체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키는 빌미가 돼 버렸다. 무엇보다 시의회는 현장을 중심으로 의정 성과를 축적해 가며 일하는 의회의 평판을 충실히 쌓아가던 차였다. 심지어 지난해 시의회는 역대 최고의 청렴도 성적표까지 받았다. 신뢰의 기둥을 세우기 위해 의회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노력해 그 성과를 인정받던 차에 의회 전체의 사기를 꺾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의장으로서 조금의 타협도 허용할 수 없었다. 당사자가 사직서를 제출했음에도 윤리특위를 정상적으로 개최했다. 공천 헌금과 같은 의회의 신뢰를 심대히 저해하는 문제일수록 의회의 정식 절차에 따라 징계를 결정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었기 때문이다. 타인에게는 따뜻하게, 자신에게는 엄격하게 해야 한다. 의회 신뢰를 훼손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징계 절차를 밟았다. 신뢰를 다시 쌓아야 한다."
-향후 10년을 그린다면.
"흔히 걸어온 길이 걸어갈 길을 말해준다고 하지 않나. 16년간 정치가로서 지역에 헌신하는 동안 지역에서 정치 초보에서 3선 서울시의원으로, 서울시의회 의장으로까지 서초와 서울이 저를 키워줬다. 어떤 자리든 선공후사,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책임을 다하겠다."
-서초구청장이 되기 위한 자격은 무엇인가.
"서초구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서초구민과 소통이 돼야 한다. 또 서초의 미래를 설계할 방향성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다."
-의장 본인도 그 자격에 해당한다고 보시나.
"서초에서 오랫동안 정치활동을 해왔고 큰 문제 없이 일을 해왔다고 본다. 지난 16년 동안 늘 서초를 생각해 왔고 주민들을 어떻게 편안하게 해드려야 할지 고민하고 노력했다. (서초구청장) 자격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 않은가."
-다만 현직 구청장이 있는 상황이다. 출마 구도에 대한 부담은 없나.
“(서초 지역에는 구청장을 할) 자격 있는 사람이 많고, 현 구청장도 계시니까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구청장을 하려면 결국 경쟁 과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서초구청장 출마를 결심하셨는가.
"아직은 못했다."
-주변에서는 구청장 출마를 위한 '외연 확장' 행보를 한다는 평가도 있다.
"만약 구청장에 나갈 생각이면 지금처럼 의장 역할에 매여 있으면 안 될 것으로 본다. 지역 현장을 많이 다녀야 할 텐데, 저는 지금은 의장으로서 일을 성실히 하고 있다."
-공천 신청 여부는 언제쯤 결정하나.
"아직 공지가 나오지 않았고 결심을 못했다. 다만 결정하게 되면 가장 먼저 언론에 알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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