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 한 세기를 건너온 물의 기억…인천조탕 개관

인천조탕 내부 전경 사진인천조탕
인천조탕 내부 전경 [사진=인천조탕]
1920년대 인천 월미도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최초의 해수탕 ‘조탕(潮湯)’이 한 세기를 건너 현대의 웰니스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조탕은 1918년 인천 내항 갑문 설치로 접근성이 개선된 월미도에서 시작됐다. 1923년 7월 10일, 남만철도주식회사가 야외 해수풀과 공동 목욕탕을 개장하며 우리나라 최초의 해수탕이 탄생했다. 바닷물을 직접 쓰지 않고 지하 암반층에서 바닷물과 성분이 유사한 지하수를 끌어올려 끓여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대형 찜질방과 해변 야외 수영장, 호텔 등이 확충되며 당시 국내 최대 관광지로 운영됐지만, 광복 이후 일본 자본 철수와 인천상륙작전으로 전부 소실돼 역사 속 기록으로만 남았다.

근현대 목욕 문화의 기억과 오늘의 휴식 방식을 결합한 프리미엄 웰니스 스파 '인천조탕'은 인천 영종도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 문을 열었다.

인천 조탕은 인천 최대 규모의 공간으로,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동시 수용 인원만도 1600명에 달한다. 4층 규모의 시설 안에는 해수탕과 찜질방, 루프톱 풀과 휴식·체험 시설이 유기적으로 배치돼 있다. 단순한 목욕을 넘어 하루를 머무는 ‘웰니스 테마파크’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기존 스파와 결을 달리한다.

공간의 중심에는 이름의 뿌리가 된 ‘조탕’이 있다. 해수 목욕탕과 족욕탕에는 생활용수 적합 판정을 받은 지하 암반 해수를 끌어올려 사용한다. 바닷물과 유사한 성분의 미네랄을 품은 물로, 1920년대 월미도 조탕의 방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물을 통해 휴식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가 공간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다.

시설 구성도 풍부하다. 황토·소금·맥반석·피톤치드 등 4가지 테마 찜질방을 비롯해 족욕탕, 루프탑풀, 카페와 식당, 만화카페, 아케이드존, 바디프랜드 안마의자존, 전망대까지 갖췄다. 특히 서해와 인접한 입지를 살려 바다를 바라보며 수영과 식사, 찜질과 족욕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인천조탕만의 강점이다. 실내와 야외, 휴식과 체험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접근성도 눈에 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다. 환승 대기 시간이나 출국 전후의 짧은 휴식, 합리적인 비용의 숙박 대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공항과 관광지 사이에서 ‘잠시 머무는 힐링 공간’이라는 역할을 노린다.

인천조탕 관계자는 "과거 인천의 목욕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웰니스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며 "이곳이 인천을 대표하는 힐링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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