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여행은 간다…메모리얼데이 연휴 맞은 미국인들

  • 고물가 속 근거리 여행 가거나 취소도…AP통신 "양보다 질 추구 경향"

2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한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129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이현택 통신원
2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한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129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이현택 통신원]

미국의 현충일 격인 메모리얼데이 당일인 25일(현지시간) 미시간주 플린트에서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엘리전트 항공기는 가득 찼다. 저가항공사치고는 비싼 가격의 연휴 티 가격에도 불구하고 승객들은 비행기를 가득 채웠다. 라스베이거스에 내린 승객 중에는 친구를 만나 환호하는 사람도 있었고, 방탄소년단 팬을 위한 '보라가스'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는 팬들이 긴 줄을 서기도 했다.

이란 전쟁으로 고유가와 높은 물가 등으로 서민층 등이 애로사항을 호소하는 가운데, 많은 미국인은 여전히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다. 유가 상승에도 여행을 그대로 유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행을 취소하거나 근거리로 행선지를 바꾸는 여행객도 있었다.

23일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지역 방송 ABC10은 고유가 시대에도 메모리얼데이 연휴 휴가를 강행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이번 연휴에 낚시 여행을 위해 자동차로 이동 중이던 알렉스 멘들레스키는 "저렴한 주유소를 방문해 (갤런당) 40~50센트를 아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고유가에) 할 수 있는 게 실제로 없다"면서 "다른 비용을 줄일 것이지만 많은 품목이 비싸졌다"고 말했다. 새크라멘토국제공항에 도착한 플로리다 거주 자동차 정비업자 카일 웹도 방송에 "가족을 만나러 왔다"면서 "아이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부 캘리포니아 해변 도시 몬터레이에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 하지만 이전처럼 비행기를 타기보다는 자동차를 운전해서 오는 사람이 많다고 현지 KSBW8 방송은 전했다. 모니카 랄 몬터레이반도상공회의소 회장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역 내) 많은 호텔이 만실이고 레스토랑도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라면서 "사람들이 국제선 비행기를 타기보다는 가까운 곳에 자동차 여행을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부 위스콘신주 밀워키 인근 도시 프랭클린에 사는 시민 어니 로드리게스는 당초 텍사스로 떠나려던 자동차 여행을 취소했다. 그는 "너무 비싸서 취소했다"고 말했다. 위스콘신에서 텍사스까지는 자동차로 약 2000㎞를 달려야 한다. 텍사스 대신 그는 집에서 약 60㎞ 떨어진 인근 시더버그로 휴가를 떠나기로 했다고 현지 WTMJ 라디오는 보도했다.

무작정 돈이 많이 드는 여행 대신 '양보다 질'을 추구하며 휴가 비용을 줄이는 경향도 생겨났다. 우리 식으로는 가성비를 따져보는 여행 방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동부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금융 블로거 짐 왕은 올해 8월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스페인으로 떠나려던 여행을 취소했다. 항공 요금만 수천 달러가 드는 데다 렌터카 비용 등 돈이 많이 들었다. 그는 "내가 그렇게까지 일식을 보고 싶은 것은 아닌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은 올여름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에 걸쳐 있는 타호 호수로 휴가를 떠난다. 이에 낸시 맥기히 버지니아공대 호텔경영학 교수는 "사람들이 '거창하고 화려한 여행은 못 가겠지만 뭘 할 수 있을까'라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는 이번 연휴 기간 미국인 4500만명이 집에서 50마일(81㎞) 떨어진 곳으로 여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교통안전청(TSA)은 21~27일 여객 1830만명이 보안 검사를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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