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 50%대로 급락… 무당층선 '지지 안 한다' 역전

  • 요미우리 57%·닛케이 58%… 한 달 새 10~12%포인트 하락

  • 황실전범 설명 부족 62%·고물가 대책 부정 평가 71%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내각의 지지율이 한 달 만에 10%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50%대로 내려앉았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에서는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처음으로 지지 응답을 웃돌았다. 황실전범(皇室典範) 개정 등 주요 정책에 대한 설명 부족과 고물가 대책에 대한 불만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24~26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57%로 집계됐다. 6월 조사보다 12%포인트 하락해 지난해 10월 내각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1%에서 34%로 13%포인트 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TV도쿄가 같은 기간 실시한 조사에서도 지지율은 6월 조사보다 10%포인트 하락한 58%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0%포인트 오른 37%였다. 닛케이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내각 출범 이후 처음으로 60%를 밑돌았다.

두 조사 모두 무당층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무당층의 지지율은 54%에서 41%로 13%포인트 하락한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0%에서 47%로 17%포인트 상승해 지지한다는 응답을 처음으로 앞섰다. 닛케이 조사에서도 무당층의 지지율은 52%에서 36%로 16%포인트 떨어졌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6%에서 51%로 15%포인트 올라 지지한다는 응답을 앞섰다.

성별과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지지율이 하락했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여성 지지율은 65%에서 51%로 14%포인트 떨어졌고, 남성 지지율도 73%에서 63%로 10%포인트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18~39세가 71%에서 64%로, 40~59세가 72%에서 58%로, 60세 이상이 66%에서 52%로 각각 낮아졌다.

요미우리는 일본 왕실의 구성과 왕위 계승 방식 등을 규정한 황실전범 등 주요 법안과 정책에 대한 설명 부족을 지지율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를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2%로,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는 응답(29%)의 두 배를 넘었다. 닛케이 조사에서도 이번 개정을 평가한다는 응답은 49%,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1%로 갈렸다. 특히 무당층에서는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6%로 평가한다는 응답(39%)을 웃돌았다.

이번 황실전범 개정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은 여성 일왕 허용에는 압도적인 찬성 여론이 확인됐다. 요미우리 조사에서는 여성 일왕 허용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85%에 달했고, 반대는 8%에 그쳤다.

닛케이 조사에서도 여성 일왕과 어머니 쪽으로 왕실 혈통을 이어받은 여계(女系) 일왕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59%, 여성 일왕은 인정하되 여계 일왕은 인정할 수 없다는 응답이 25%였다. 두 응답을 합치면 84%가 여성 일왕 허용에 찬성한 셈이다.

반면 2차대전 후 왕실을 떠난 옛 왕족 가문에서 아버지 쪽으로 왕실 혈통을 이어받은 남성을 왕족의 양자로 받아들이는 방안에는 여론이 갈렸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45%,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40%였다. 양자로 들어온 남성의 아들에게 왕위 계승권을 주는 방안을 놓고는 두 조사 결과가 엇갈렸다. 요미우리 조사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이 52%,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이 35%였던 반면, 닛케이 조사에서는 적절하다는 응답이 42%,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이 45%로 나타났다.
 

국회 운영 및 물가도 악재 


강경한 국회 운영도 지지층 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일본유신회가 중시하는 부수도(副首都) 구상 관련법 처리 과정에서 여당은 한때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중의원 심의를 진행했고, 국회 회기를 연장한 뒤 재연장까지 시사했다. 요미우리가 지난 2월 실시한 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이 우선 처리해야 할 과제로 고물가 대책을 꼽은 응답은 88%에 달했지만, 부수도 구상은 38%에 그쳤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책 내용뿐 아니라 처리 순서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생활과 직결된 물가 문제에서는 불만이 더 직접적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고물가 대책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월 조사보다 15%포인트 오른 71%에 달했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35%에서 21%로 떨어졌다. 다카이치 내각 지지층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56%로 절반을 넘었고,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50%에 달했다.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식료품 소비세 감면안에 대해서는 찬반이 팽팽했다. 식료품에 적용하는 소비세율을 2년간 1%로 낮추고, 중·저소득층에는 소비세 1%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해 실질적으로 세 부담을 없애는 방안이다. 요미우리 조사에서는 찬성 48%, 반대 41%였고, 닛케이 조사에서는 찬성 48%, 반대 44%로 나타났다. 시행 시점은 2027년 4월을 상정하고 있으며, 현금 지급은 같은 해 가을로 검토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감세 방침을 8월 초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소비세 감세를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며 "'고물가 대책'의 여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요미우리는 감세가 엔화 추가 약세와 금리 상승을 부를 수 있는 데다 재원 확보도 과제로 남아 있어 지지율 회복 효과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2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지지율 급락 원인에 대해 “내가 분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하며,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 생각을 살피는 데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여성 일왕과 여계 일왕 등 남은 왕위 계승 문제를 논의할 새 전문가회의 설치 요구에는 “정부가 당장 설치할 생각은 없다”며 우선 개정 황실전범 시행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다카이치 내각의 지지율은 50%대 후반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다만 정권 기반을 보여주는 지표는 함께 흔들렸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율은 39%에서 31%로 8%포인트 떨어졌다. 요미우리는 자민당 내에 정권 운영을 둘러싼 불만이 쌓이고 있어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면 당내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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