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관세 더 올릴 수 있다" 트럼프 엄포에…韓은 '청천벽력'

  • 관세 25% 부과에도 대미 수출 직격탄·기업 부담 급격히 커져

  • 추가적인 관세 인상 시 예측 불가능…관건은 정부의 관세 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 관세의 추가적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다시 한번 불확실성에 빠졌다. 이미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각각 25%의 관세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가 추가로 인상된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 부담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법안 서명식에서 "우리 자동차 노동자들을 더 보호하기 위해 모든 외국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며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관세를 더 올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높아질수록 그들(완성차 업체들)이 이곳(미국)에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 내 공장 3곳에 40억 달러를 투자해 차량 생산을 확대하기로 한 사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4월 미국에 총 210억 달러(약 29조원)에 이르는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한 사실 등을 거론했다. 그는 "관세가 없었다면 그들은 10%도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더욱 적극적인 미국 투자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당장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만일 갑자기 자동차 관세 추가 인상을 강행한다면 국내 완성차 업체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예고 없이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두 배 올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는 불안감 속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본격적인 관세 적용 이후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도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달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 줄어든 18억4000만 달러(약 2조5223억원)에 그쳤다.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1위가 자동차라는 점에서 무역 지표 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가 추가로 인상된다면 수출 위축 기조는 더욱 강해지고,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 현지 생산 체제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경우 올해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축으로 현지 생산 확대에 더욱 박차를 걸 가능성이 높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HMGMA를 비롯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등을 통해 미국 현지에서 총 120만대 생산 체계를 구축해 둬, 관세로 인한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한국 등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이 현지 생산 물량보다 많은 상황이라, 관세로 인한 타격은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전체 생산량의 85%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GM은 관세로 인해 불거진 철수설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GM은 관세 부과 이후 지속적으로 미국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해외 최대 생산 기지인 멕시코에서 생산하던 차량 2종을 미국 공장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GM 역시 이미 GM 본사의 수익성 확대 기조에 맞춰 한국 내 직영서비스센터 등 각종 자산을 매각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는데, 추가적인 '관세 폭탄'을 맞을 경우 GM의 한국GM에 대한 결정이 더욱 빨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정책이 워낙 예측불허기 때문에 어떠한 예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결국 새 정부 들어 본격화될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성과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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