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유가·환율] 100달러로 돌진하던 국제 유가 5% 폭락…강세론-약세론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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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3-10-0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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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경제 초불확실성에 유가 변동성↑

  • 100달러 넘보던 유가, 80달러대로

  • 원유 수요 파괴 시작 vs 공급 부족 계속

 
사진AFP 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세계 경제가 초불확실성에 휩싸였다. 경제 연착륙과 경착륙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국제 유가 향방도 안갯속이다. 산유국 감산 기조에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무섭게 돌진하던 국제 유가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의지에 제동이 걸리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배럴당 80달러대로 내려갔다. 국제 유가가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내면서 유가 강세론과 약세론이 충돌하는 모습이다.
 
100달러 돌진하던 유가, 80달러대로 급락
4일(현지시간) 세계 경제 경착륙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5% 넘게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5.6%(5.01달러) 밀린 배럴당 84.22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8월 31일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5.6%(5.11달러) 하락한 배럴당 85.81달러를 기록했다.
 
얼마 전만 해도 국제 유가는 기세등등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하루 130만배럴에 달하는 자발적인 감산 조치를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국제 유가는 3분기에만 28%나 뛰었다. 그러나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WTI는 지난달 27일 배럴당 93.67달러(종가 기준)로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후 연일 하락세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인 리터부시앤드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고유가, 고금리, 경기 침체 가능성이 원유 수요를 압박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추가 감산으로도 대응할 수 없는 수준으로 수요 약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굳건한 미국 경제가 수그러들 수 있다는 관측도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16년 만에 최고치인 4.88%를 기록했다. 민간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하고 미국 9월 비제조업(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달 54.4에서 53.6으로 내려간 점도 둔화 우려를 키웠다.
 
특히 이날 국제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소식들이 잇달아 전해졌지만 유가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자발적 감산을 올 연말까지 연장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가운데 미국 원유 재고도 크게 줄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주간 보고서를 내고 원유 재고가 지난주 대비 220만배럴 감소한 4억141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원유 수요 파괴 다시 시작 vs 공급 부족으로 100달러 돌파
국제 유가가 출렁이면서 유가 전망도 제각각이다. 유가 약세론자들은 강달러와 고금리에 따른 수요 위축, 중국 경제 둔화에 주목하는 반면 강세론자들은 공급 부족에 무게를 둔다.
 
월가에서는 JP모건체이스가 “원유 수요 파괴가 다시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들은 이날 “(미국, 유럽과 일부 신흥국에서) 유가 상승에 따른 수요 억제가 다시 가시화하고 있다”면서 연말 원유 목표가를 배럴당 86달러로 유지했다. 이들은 “중국과 인도가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증가를 주도했지만 유가 급등 이후 중국은 8월과 9월에 국내 원유 재고를 활용하는 등 원유 소비를 줄이는 식으로 고유가에 대응했다”고 짚었다. 고유가로 인해서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유가 100달러를 경고했던 씨티그룹은 약세로 의견을 선회했다. 씨티그룹은 4분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브렌트유가 올해 4분기 평균 82달러, 내년 평균 74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브라질 등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비회원국에서 생산량이 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세계은행(WB)이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8%에서 4.4%로 하향 조정한 점도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삭소캐피털 시장 전략가인 차루 차나나는 “공급 부족에서 수요 우려로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며 “공급 부족 우려로 인해서 4분기에도 유가가 급등할 수 있지만 내년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상승세가 제한될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강세론자들은 공급 부족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골드만삭스는 OPEC+가 감산 기조를 내년 말까지 유지하고 사우디가 산유량을 서서히 늘린다면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 12월에 배럴당 107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 에퀴노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에이리크 워니스 역시 OPEC+의 감산 기조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수요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OPEC이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 미만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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