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IP'의 미래… 로봇 훈련시키고 게임공간 오프라인 확장

  • 피지컬 AI 접목 신사업 등 혁신사례 공유

  • 'NC AI' 게임 속 건물 자동생성 기술 개발

  • EBS, AI 드라마 등 제작… 작업비용 감소

  • 크래프톤 '펍지성수'… 배그 세계관 확장

  • 신세계그룹 '하이퍼그라운드' 체험 강조

17일현지시간 그리스에서 열린 비욘드 엑스포 2026에서 관람객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상호작용하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그리스에서 열린 '비욘드 엑스포 2026'에서 관람객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상호작용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K-콘텐츠가 로봇의 두뇌부터 성수동 체험 공간까지 영역을 넓히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진화하고 있다. 콘텐츠 IP가 피지컬 AI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되거나,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17~19일 서울 광화문 CKL 스테이지에서 연 '2026 콘텐츠산업포럼'에서는 콘텐츠 IP를 AI와 접목해 신사업을 발굴하거나, 오프라인 공간에 게임 세계관을 구현해 팬 경험을 확장하는 등의 다양한 혁신 사례가 소개됐다. 콘텐츠가 소비되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 전반을 움직이는 핵심 자산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게임기술로 로봇 훈련시키고, AI로 제작비 위기 돌파
NC소프트의 NC AI는 게임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생성형 AI 기술을 신성장 동력으로 확장하고 있다. NC AI는 게임 속 건물과 소품,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을 자동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VARCO SyncFace 등 기술을 활용해 음성에 맞는 캐릭터 얼굴과 표정, 제스처를 생성하고,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도 자동화했다.
 
사진NC AI 누리집
[사진=NC AI 누리집]

문제는 게임 업계에서는 여전히 생성형 AI 활용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개발자와 이용자 모두 AI가 트리플A 게임 제작에 사용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NC AI는 낙담하지 않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바로 '피지컬 AI'다. 장한용 NC AI 실장은 "콘텐츠 AI 생성 기술이 현재 피지컬 AI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사람처럼 스스로 판단해서 일하도록 로봇들의 두뇌를 학습시키는 '월드모델'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인간이 공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잡는 방법을 판단하듯, 로봇도 가상 환경에서 미래 상황을 예측하고 행동을 결정해야 하는데, 이를 구현하는 기술이 3D 게임 제작에 사용된 콘텐츠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장한용 NC AI 실장은 19일 서울 광화문 CKL 스테이지에서 열린 2026 콘텐츠산업포럼에서 콘텐츠 AI 생성 기술이 현재 피지컬 AI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콘진원
장한용 NC AI 실장은 19일 서울 광화문 CKL 스테이지에서 열린 '2026 콘텐츠산업포럼'에서 "콘텐츠 AI 생성 기술이 현재 피지컬 AI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콘진원]

NC AI는 현재 물류, 국방, 조선, 철강 등 다양한 산업의 고객군을 확보해 월드모델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NPC 게임을 만들기 위해 축적해 온 데이터와 기술이 로봇의 학습과 의사결정을 돕는 핵심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장 실장은 "피지컬 AI 시대에서는 콘텐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생산성 혁명을 통해 폭발적으로 여가 시간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향후 콘텐츠 제작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송사들도 AI를 활용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OTT 확산 등으로 드라마 제작비는 급등했지만 광고 수익이 크게 줄어들면서 기존 제작 방식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EBS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 중 애덤 스미스 도덕감정론 사진EBS
EBS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 중 애덤 스미스 도덕감정론 [사진=EBS]
EBS는 지난해 PD와 엔지니어, 그래픽 디자이너, 카메라맨 등으로 구성된 전담 조직을 꾸려 AI 기반 콘텐츠 제작 실험에 나섰다. 올해는 전 부서가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AI 드라마와 AI 교육 콘텐츠, AI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편성센터는 AI 드라마 '부활수업'과 AI 인물 한국사 어린이 역사 교육 프로그램 등을 만들었다. 융합기술본부는 소설을 영상화하는 AI 청소년 문학관을 만들어, 오는 8월부터 방송할 예정이다. 현재 방영 중인 AI 기술과 인문학을 결합한 교양 프로그램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의 경우 1000부작 제작을 목표로 한다. 

김유열 EBS 사장은 "애니메이션의 경우 분당 작업비가 약 1400만원인데, (AI를 활용하면, 제작비가) 40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다"며 "영화, 애니메이션 등 영역의 파괴를 통해 다양한 분야로 진출이 가능해진다면 지상파가 겪는 위기를 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을 적절히 사용해 해외 시장을 노린 콘텐츠를 대량생산하게 될 수도 있다"며 "파괴적 혁신을 안 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유열 EBS 사장 사진콘진원
김유열 EBS 사장은 19일 서울 광화문 CKL 스테이지에서 열린 '2026 콘텐츠산업포럼'에서 "파괴적 혁신을 안 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콘진원]
 
"오감 만족 체험이 새 경쟁력"
펍지성수 모습 사진펍지성수 인스트그램
펍지성수 모습 [사진=펍지성수 인스트그램]

콘텐츠 IP는 디지털 공간을 넘어 현실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대표 게임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한 복합문화공간 '펍지성수'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개관 이후 6개월 만에 약 12만명이 방문하며 게임 IP의 오프라인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펍지성수는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에 성수동 특유의 힙한 문화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e스포츠 경기장 분위기를 구현한 피시방, 댄스배틀과 콘퍼런스가 열리는 서바이벌홀, 게임 아이템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는 카페, 루프톱과 스케이트보드 공간 등을 갖췄다.
 
정현섭 크래프톤 펍지성수 디렉터가 18일 서울 광화문 CKL스테이지에서 열린 2026 콘텐츠산업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콘진원
정현섭 크래프톤 펍지성수 디렉터가 18일 서울 광화문 CKL스테이지에서 열린 '2026 콘텐츠산업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콘진원]

정현섭 펍지성수 디렉터는 "AI 발전으로 디지털 문화에 대한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다"며 오프라인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펍지성수는 게임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넓힐 뿐만 아니라 F&B(식음료)와 콘텐츠 등 IP 확장 가능성을 실험하는 공간"이라며 "빠르게 실험하고 인사이트를 모아서 글로벌 확장 요소를 발굴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 역시 패션·뷰티·식음료를 결합한 체험형 공간 '하이퍼그라운드'를 통해 콘텐츠 소비 방식을 경험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2023년 천안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첫발을 뗀 하이퍼그라운드는 지난해 대전점에 이어 올해 하반기 천안아산점에도 추가 개점이 계획돼 있다. 
 
하이퍼 가든 사진신세계 센텀시티
하이퍼 가든 [사진=신세계 센텀시티]

김창록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 팀장은 "5월에도 야외활동을 줄이는 젊은 세대들을 위해 실내에서 자연스럽게 가든을 즐길 수 있는 하이퍼가든을 최근 선보였다"며 "패션과 향수를 연계해 실내 시원한 공간에서 야외 느낌을 즐기도록 연출했다"고 말했다. 
 
하이퍼그라운드는 BTS 부산 콘서트 당시 공연장 분위기를 재현한 포토부스 등을 운영하기도 했다. 신세계는 이를 기반으로 일본 한큐우메다, 이세탄 신주쿠점, 시부야109 등 해외 주요 상권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열며 K-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일본 시부야 일대 쇼핑몰과 연계해 K-패션과 뷰티, F&B를 선보이는 'K-컬처 페스타'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체험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로, 한국 콘텐츠를 해외에 알리는 역할도 할 것"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각각의 역할 조화를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