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 선 K-물류] 항공운임, 유가하락 vs 환율급등 딜레마...반도체 특수 언제까지

  • 연료비 부담은 완화됐지만 고환율 지속

  • 반도체 특수 이후 단거리 비인기 노선 축소 전망

사진챗GPT 생성
[사진=AI(챗GPT) 생성]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항공업계의 연료비 부담은 다소 완화됐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비용 절감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되면서 하반기 실적 전망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수출품이 항공 화물 수요를 떠받치고 있지만 특수를 누리지 못한 항공사는 노선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항공사들의 최대 비용인 연료비 부담은 완화되고 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인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가격(MOPS)은 지난 5월 16일부터 6월 15일까지 갤런당 338.3센트를 기록했다. 직전 기간(410.02센트)보다 약 17.5% 하락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연료비 절감 효과가 반영되기 시작했다. 당장 다음 달 국제선 항공권에는 유류할증료 19단계가 적용된다. 이달 적용된 27단계보다 8단계 낮아졌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성사된 만큼 다음 달 중순 발표되는 8월 유류할증료 단계 역시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문제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항공기 리스료와 운영비, 해외 공항 사용료 등 달러 기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10.0원 오른 1537.0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기준으로는 24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고환율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 화물 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지만 수혜는 일부 항공사에 집중되고 있다. 화물 전용기를 운영하는 대한항공과 에어제타(옛 에어인천)에 화물 특수가 몰리는 형국이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저비용항공사(LCC)도 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한 운송을 일부 수행하고 있지만 비중은 극히 제한적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에는 의약품과 진단키트가 화물 수요를 이끌었다면 현재는 반도체가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며 "중동 전쟁으로 해상 운송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항공 화물이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항공 화물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공항세관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전자 수출액은 지난 4월 기준 24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5.3% 증가했다. 전체 수출액(486억 달러)의 50.1%를 차지한다. 전기·전자 수출 증가율은 1월 53.6%, 2월 79.8%, 3월 83.7% 등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산업에 의존한 화물 특수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국내 항공시장 재편 과정에서 수익성이 낮은 일부 노선은 자연스럽게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LCC 항공사가 선점한 일본과 동남아 지역의 지방 노선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지는 노선은 축소하고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효율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쟁 이후 국제유가는 안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항공업계에는 유가보다 환율 변수가 더 민감하게 작용한다"며 "3~4분기에도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경영 수지 개선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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