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부와 여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오전 참모진과 가진 상황점검회의에서 ISA 개편과 주가 누르기 방지안에 대한 투자자와 정치권의 반응을 보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ISA 개편안을 두고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고 질타한 뒤 전면적인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가 누르기 방지안에 대해서도 당초 개편 취지가 제도에 제대로 담기지 않았다며 설계를 다시 살펴보라고 주문했다.
이번 지시는 이 대통령이 지난 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이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피해를 보는 정책은 적극적으로 고쳐야 한다고 강조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정책을 공급자인 정부가 아닌 수요자인 국민의 관점에서 점검하겠다는 기조가 세제개편안에 곧바로 적용된 셈이다.
문제는 새 상품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기존 ISA의 운용 조건을 함께 손질한 데서 불거졌다. 정부안은 기존 ISA에서 사용하지 않은 연간 납입 한도를 다음 해로 넘길 수 없게 하고, 사실상 계속 연장할 수 있던 계약기간도 최대 5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투자자들은 소득과 자금 사정에 따라 납입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ISA의 장점이 줄어든다고 반발했다.
특히 청년층과 해외 주식 투자자 사이에서는 국내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기존 가입자의 선택권과 세제 혜택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주가 누르기 방지안도 실효성 논란에 부딪혔다. 정부안은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일 목적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춘 것으로 판단되면 해당 주식의 평가액을 최소 30% 올려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주가 누르기 기업을 추정하는 기준으로는 최근 13개 반기 가운데 12개 반기 동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또는 코스닥 하위 10%에 포함되는 경우 등이 제시됐다. 그러나 기업이 특정 기간에만 주가나 PBR을 관리하면 규정을 피할 수 있어 제도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당 내부에서도 보완 요구가 나왔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안이 주가 누르기를 막겠다는 구상을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고, 같은 당 이훈기 의원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이 두 방안의 재검토를 직접 지시함에 따라 재정경제부 등 관계 부처는 기존 가입자의 혜택을 유지하면서 국내 장기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대안을 다시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 누르기 판단 기준도 편법 가능성을 줄이고 실제 조세 회피 행위를 포착하는 방향으로 보완될 전망이다.
한편 청와대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전담할 수석급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투자기획보좌관’이나 ‘전략투자기획보좌관’ 등의 명칭이 거론되지만 직제와 명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신설 조직은 대규모 반도체 투자에 필요한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과 인허가 절차를 점검하고, 부처 간 이견과 관련 입법 현안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국가 전략사업의 해외 자본 유치와 투자 일정 관리까지 청와대가 직접 챙기는 컨트롤타워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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