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스파이 크레인'? 美 "中 크레인 안보에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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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3-03-0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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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당국이 ‘스파이 풍선’에 이어 ‘스파이 크레인’을 주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안보 당국자들은 중국 제조업체 ZPMC가 만든 초대형 항만 STS(ship-to-shore) 크레인이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컨테이너를 선박에 싣거나 내릴 때 사용되는 ZPMC의 크레인에는 컨테이너의 출처와 목적지를 등록하고 추적할 수 있는 첨단 센서가 부착돼 있다. 이 센서를 통해 전 세계 미군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외로 운송되는 물품에 대한 정보를 중국 당국이 취득할 수 있다는 의혹이다. 크레인을 통해 미국의 상품 흐름도 방해할 수 있다.
 
안보 당국자들은 중국산 크레인을 ‘트로이 목마’에 비유하는 등 미국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본다. 미 고위 방첩 관료 출신인 빌 에바니나는 “크레인은 새로운 화웨이가 될 수 있다”며 중국의 비밀 정보 수집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했다. 

지난달 중국 스파이 풍선 사태가 불거진 뒤, 국방부 등 미 안보당국은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사안들을 들여다봤다. 관리들은 중국에서 제조된 변압기, 수화물 검사 시스템 등 다양한 장비들이 감시에 사용될 수 있다고 봤다.
 
ZPMC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을 통해 실시간 데이터 분석 능력 등을 확보해 글로벌 항만 자동화 산업의 선두주자에 올랐다. 지난 2017년 MS 홈페이지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칭펑 황(Qingfeng Huang) 당시 ZPMC 사장은 “상하이 본사에서 모든 크레인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ZPMC는 전 세계 크레인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만 전체 STS 크레인의 80%를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ZPMC 크레인은 일반적으로 선박에서 완전히 조립돼 미국 항구로 배송되며, 중국산 소프트웨어를 통해 작동된다. 아울러 중국인 기술자가 2년짜리 미국 비자를 받아 직접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등 합법적인 구멍을 통해 중국 측이 주요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카를로스 히메네스(공화·플로리다) 하원의원은 중국산 크레인 구매를 금지하고 다른 제조업체의 제품 구매를 장려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히메네스는 ZPMC크레인의 소프트웨어가 잠재적으로 유해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법안을 발의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러나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중국산 크레인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편집증”이라고 일축하고, “중국 위협 이론을 퍼뜨리는 것은 무책임하며, 미국의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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