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시장, 사상 첫 1조원 돌파…화랑·아트페어↑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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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3-01-0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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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년 1조377억원으로 전년 7563억원 대비 37.2% 성장

2022년 9월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린 '프리즈 서울' [사진=연합뉴스]



한국 미술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 시대를 맞이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장관 박보균)는 4일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문영호)와 함께 2022년 미술시장 규모 추산 결과를 발표했다.

2022년 국내 미술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위축 상황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초로 미술품 유통액 1조377억원을 달성했다. 2021년 미술시장 실태조사 결과인 7563억원 대비 37.2% 성장했다.

분야별 희비는 엇갈렸다. 아트페어와 화랑의 매출액이 증가했고, 경매를 통한 판매액은 감소했다.

아트페어 매출액은 2021년 1889억원에서 2022년 3020억원으로 59.8% 성장했다. 아트페어 방문객 수는 2021년 77만4000명에서 작년 한 해 87만5000명으로 13.1% 증가했다.

이 결과에는 지난 9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와 공동으로 개최한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의 매출액 중 ‘프리즈’의 매출액은 판매액이 공개되지 않아 포함되지 않았다.

아트 부산은 2021년 매출 350억원에서 2022년 746억원으로 수직상승하며, 지난해 매출 700억원을 기록한 KIAF를 뛰어 넘었다

2020~2022년 개최된 국내 주요 아트페어 작품 판매액. 단위: 억원 [표=문화체육관광부]


화랑을 통한 판매액 역시 2021년 3142억원에서 2022년 5022억원으로 1880억원(59.8%)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경매를 통한 판매액은 전체적으로 2021년 3384억원 대비 2022년 2335억원으로 30.9% 감소했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의 이사장은 “2022년 상반기에 시작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의 복합적인 경기 위축 요인이 미술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소수의 특정 인기 작가에 대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라고 짚었다.

2022년 국내 미술품경매 낙찰가격 순위를 보면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1위부터 6위까지 중 5점이나 차지하고 있다. 1위~30위까지로 범위를 넓히면 쿠사마 야오이의 작품이 9점, 이우환의 작품이 8점, 김환기의 작품이 4점 올라있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구매 선택지가 현저하게 부족한 현 시장 구조를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블루칩 작가군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유통할 수 있는 시장이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산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미술시장의 주요 유통 경로인 경매, 아트페어의 매출액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화랑의 매출액을 예측한 것이다. 문체부는 국내 미술시장 유통현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해마다 실시하고 있는 미술시장 실태조사를 통해 유통처 간 중복 매출액, 이번 결산에 포함되지 않은 매출액 등을 파악해 이 결과를 보완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매출액 성장세가 높고 구매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 미술 향유 기회를 함께 제공하는 국내 아트페어에 대한 정책적 관심을 강화하고, 신진작가 또는 중견작가, 화랑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외 아트페어 참가와 기획전시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2022년 추산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할 만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하지만 이러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법·제도 기반이 부족해 정책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미술진흥법’이 조속히 제정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2021년 7월 14일 도종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미술진흥법‘에는 미술 창작·유통 등과 관련된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고, 국민들이 미술 관련 정보를 더 쉽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통합미술정보체계’를 구축·운영하는 근거를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술계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온 ‘미술품 재판매보상청구권(추급권)’ 도입과 미술진흥 사업을 전담할 ‘국립미술진흥원’ 설립에 관한 내용도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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