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페이스 시대] ① 고정환 항우연 본부장 "3단 고정장치 새로 설계...누리호 2차 발사 D-30 준비 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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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2-05-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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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정환 항우연 본부장 인터뷰

  • 1차 위성 모사체 아닌 실제 위성 탑재해 발사...내달 액체연료 충전 목표

  • 내부 산화제 탱크 고정장치 이탈 문제, 발사체 설계 변경으로 보완

  • 누리호는 저궤도 위성 발사용...2030년 차세대 달 착륙선 발사 목표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사진=항우연]

한국형 발사체(로켓) '누리호(KSLV-Ⅱ)' 2차 발사 예정일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6월 15일 성공적인 누리호 2차 발사를 위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을 포함한 유관 기관은 지난해 10월 21일 진행한 1차 발사 이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16일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을 위해 항우연이 지난 6개월간 기울인 노력과 앞으로 30일 동안 수행할 과제에 관해 설명했다.

-누리호 발사가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남은 30일 동안 항우연을 포함한 유관 기관에선 어떤 준비를 하게 되나.

"지난해 1차 발사 이후 위성 모사체가 궤도에 안착하지 못한 이유를 연말까지 면밀히 분석했다. 이후 문제가 있었던 부분에 대한 설계를 바꾸고 그에 따라 새로운 부품을 만들어 성능을 검증했다.

지난 발사에서 문제가 있었던 부분은 3단 발사체에 있는 산화제 탱크 구성품이었다. 올해 초 2차 발사에 투입될 3단 발사체 내부 부품을 교체하고 성능을 검증하는 시험을 4월 말까지 진행했다.

5월 초부터는 2차 발사에 투입될 기체 조립을 시작했다. 현재 개별로 조립이 마무리된 1·2·3단 발사체를 가지고 실제로 쏘아 올릴 누리호 2차 발사체를 만들고 있다. 우선 1·2단 결합 작업 후 3단 발사체에는 실제 위성을 장착할 계획이다.

1차 발사와 이번 2차 발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위성 모사체가 아닌 누리호 성능 검증을 위해 제작된 실제 위성을 탑재하고 발사되는 점이다.

16일 해당 위성이 발사 장소인 나로우주센터로 이송된다. 이제 남은 30일 동안 해당 위성을 3단 발사체 위에 페어링(장착)하고 기존에 결합한 1·2단 발사체에 3단 발사체를 결합할 계획이다. 발사를 앞둔 6월 둘째 주부터 액체 연료 충전 작업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은 30일 동안 외부와 연락이 차단된다고 들었다.

"비행 도중 발사체가 정상적으로 분리될 수 있도록 분리용 화약을 장착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약간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되는 민감한 작업이다. 장착 도중 화약이 폭발해서 작업자가 부상당할 우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인이 들락날락하거나 외부와 접촉이 잦으면 작업자가 정교한 설치 작업을 할 수 없다. 따라서 남은 30일 동안 외부 접촉을 차단하기로 했다."

-1차 발사가 절반의 성공에 그친 이유로 3단 산화제 탱크의 고정장치 분리 문제가 꼽힌다. 어떻게 해결했나.

"지난 1차 발사에서 3단 발사체의 엔진 연소가 조기 종료된 이유는 발사체 내부 산화제 탱크가 충격으로 자리를 이탈한 것이 원인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우연은 발사체 설계를 변경해서 산화제 탱크 고정장치를 새로 만들었다.

새로 만든 고정장치가 발사 도중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액체산소와 비슷한 액체질소에 담가둔 상태에서 강하게 잡아당겨서 이탈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새 설계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이후 기존 고정장치를 새 고정장치로 교체했다. 기존에 조립한 3단 발사체를 분해한 뒤 산화제 뚜껑을 열고 해당 부위를 교체했다."
 

[사진=아주경제DB]

-지난 6개월 동안 2차 발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3단 발사체 내부 산화제 탱크를 교체하는 작업이 제일 까다로웠다. 원래 산화제 탱크 고정장치는 밀폐를 위해 3단 발사체를 제작하면서 중간에 장착한다. 3단 발사체를 완성한 상황에서 해당 부위를 교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교체 도중 자그마한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되기에 심혈을 기울여 천천히 작업을 진행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했다.

고정장치를 교체한 이후에도 산화제에 불순물이 섞이지 않도록 내부 청정도를 유지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산화제 탱크 내부를 세척한 후 건조하게 클리닝해서 전달받았는데, 사람이 들어가서 작업했으니 다시 내부 청소 후 청정도 검사를 진행했다. 모두 처음 하는 작업이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 

-위성 모사체가 아닌 실제 위성을 싣는 이유는.

"기존에 발사한 누리호는 기능이 아예 없는 위성 모사체를 탑재했다. 누리호는 1.5톤 정도인 위성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180㎏ 정도인 성능 검증 위성을 탑재하고 나머지 1.3톤은 '더미'로 채웠다.

성능 검증 위성은 국내 대학에서 개발한 지구 관측용 큐브위성(초소형 위성) 4기를 포함해 발열장치와 안테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발사에서 큐브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하면 이 위성들은 2년간 지구 주위를 돌며 지구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발사 시 위성 무게와 함께 형태도 문제가 된다.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무게를 딱 맞추는 것이 어렵다. 이번 2차 발사 후 누리호 고도화 사업을 통해 총 4번 더 누리호를 쏘아올릴 계획인데, 그중 3·4번째 발사할 때는 국내에서 개발한 소형위성을 5개씩 탑재할 계획이다. 지속적인 누리호 발사를 통해 위성을 어떤 자리에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누리호 2차 발사를 준비하는 인력은 몇 명인가.

"시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발사체 최종 조립에 투입된 인원인 50명 정도다. 이번 주부터는 발사 리허설을 시작하는 만큼 조립 인원 외에도 발사 준비 인원 40~50명 정도가 추가된다. 연구원 약 100명이 누리호 2차 발사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언제쯤이면 누리호를 활용한 위성과 달궤도선 발사가 가능할까.

"현재 개발된 누리호는 저궤도 위성 발사용이다. 누리호만 가지고는 달궤도선이나 달착륙선 발사가 어렵다. 더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누리호를 개발해야 하는 이유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누리호보다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목표로 예비타당성조사(예타)에 들어갔다. 해당 심사가 통과되어 사업이 진행되면 항우연은 2030년 달착륙선을 쏘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재 누리호는 1.5톤 정도를 쏘아 올릴 수 있고, 차세대 발사체도 1.5톤 정도인 착륙선을 달로 보내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현재 계획상으로는 차세대 발사체는 액체 연료를 활용한 2단형 발사체로 구상되어 있다. 여기에 액체 또는 고체 연료 기반 부스터를 달아서 성능을 끌어올릴 계획도 검토 중이다. 일단 예타 통과 후 본격적으로 설계에 들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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