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최장수 부총리' 홍남기…마지막까지 "재정 건전성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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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2-05-0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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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이임식…37년 공직 생활 마무리

  • "코로나19, 가장 험준한 고비 계곡"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이임식을 끝으로 37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며 경제 회복을 이끈 홍 부총리는 이날 열린 이임식에서 마지막까지 재정 건전성 관리를 당부했다.
 
코로나 극복, 재정건전성 악화로…"재정준칙 조속히 제도화해야"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6동 대강당에서 이임식을 열고 "지난 3년 반을 돌이켜보면 글로벌 경기침체, 일본의 부당수출규제, 코로나 팬데믹 발생 등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험난한 여정의 연속이었다"고 소회했다.

그는 "가장 험준했던 고비계곡은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며 "국민생명을 위협했고 또 우리의 경제와 민생을 멈추게 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 극복과정에서 악화된 재정건전성을 지목한 뒤 "불가피하게 국가채무의 빠른 상승으로 귀착됐다"며 "새 정부에서 재정준칙을 조속히 법령으로 제도화하는 등 중기재정 관리에도 더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 글로벌경제 여건이 급변하면서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는 등 우리 경제가 직면한 상황이 점점 복잡하고 엄중해지고 있는 양상이라 숙제처럼 남기는 것 같아 마음이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새로 오시는 경제부총리를 모시고 잘 해내리라 믿는다"라며 "기재부의 여러분들이 '안광지배철의 통찰력'으로 이러한 시대적 과제들을 잘 수행하면서 한국경제의 중심추를 굳건히 잡아가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비(非)KS·춘천 출신 '비주류'…특유의 성실함을 무기로

홍 부총리는 2018년 12월11일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경제부총리로 부임해 문 정부의 마지막까지 함께한 최장수 부총리가 됐다. 그의 재임 기간은 총 1246일로 기존 최장수 기록을 갖고 있던 윤증현 장관(842일)을 제쳤다.

강원 춘천 출신인 그는 춘천고와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기재부의 전신인 경제기획원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경제기획원 등 경제 관료의 주류였던 KS(경기고-서울대) 출신이 아닌 홍 부총리는 출발부터 비주류로 분류됐다.

그러나 꼼꼼한 업무 능력과 특유의 성실함을 인정받아 기획예산처 예산실 예산총괄과 서기관, 기획예산처 성과주의예산팀장·예산실 예산기준과장 등 핵심 보직을 거쳤고,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는 청와대 근무를 했다.

장관 임기를 시작한 뒤에도 홍 부총리는 쉼 없이 업무에 매진했다.

그는 재임 기간 중 총 365회 장관급 회의를 주재하며 사흘에 한 번꼴로 회의 일정을 소화했고, 현장방문은 126회로 1주일에 한번 꼴로 이뤄졌다. 7차례의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11차례 예산을 편성하는 진기록도 남겼다.

홍 부총리는 이임사를 통해 "한 치의 후회도 없도록 공직 생활에 열정을 다 쏟으며 달려왔다"고 회상했다. 후배들에게는 "긴 안목에서 큰 흐름을 보면서도 작은 것을 꼼꼼히 살피는 '대관소찰'의 자세와 부서·부처 간 협업의 자세, 공직자로서 자신에 대한 엄격함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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