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폐업위기 몰린 선수금 1500억 상조업체, 이번엔 前 경영진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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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2-02-0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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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라이프 김옥권 전 회장, 노지현 전 대표 횡령 혐의

  • 재판부, 지난달 28일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 결정

  • 2년 전 직원 횡령 이어 경영진도 비위 혐의

  • 공제계약도 해지...크루즈 상품 가입자는 전액 손실 위험

중견 상조업체 한강라이프를 지난해 초까지 이끌던 김옥권 전 회장과 노지현 전 대표가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선수금만 1500억원 규모인 한강라이프는 유동성 문제로 고객 해약환급금을 지급하지 못해 폐업 위기에 놓였는데, 이번엔 전 경영진의 도덕성 논란까지 불거졌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상조공제조합이 한강라이프와 맺은 공제계약 해지를 결정하면서 수만명에 달하는 한강라이프 고객들은 납부했던 선수금의 손실이 불가피해졌고, 여행상품 가입자는 전액 손실 위기에 처했다.
 
6일 상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대전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김옥권 한강라이프 전 회장과 노지현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김 전 회장과 노 전 대표는 횡령 혐의로 지난해 5월 한국상조공제조합에 고발을 당했고, 대전지방검찰청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재판까지 오게 됐다. 이번 재판에서 다뤄진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이다. 횡령 규모는 십수억원대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오후 2시 진행된 구속적부심사에서 김 전 회장과 노 전 대표는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당일 밤늦게 구속을 결정했다. 
 

한강라이프 경영진이었던 김옥권 전 회장. 김 전 회장과 노지현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사진=신보훈 기자]

회계 직원 40억원 횡령 이어 前 경영진 비위 논란까지
한강라이프 횡령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4월 한강라이프 관계사 회계 담당 직원이 43억원 규모의 선수금을 빼돌려 잠적한 것이 아주경제 단독 보도로 밝혀졌다. ([단독] 상조업계 10위권 ‘한강라이프’, 관계사 직원이 고객 돈 43억원 횡령당시 노 전 대표는 “직원을 경찰에 고발했고,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사건 발생 후 2년이 다 돼 가는 현재까지 담당 직원 신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에 알려진 횡령 사건 이외에 추가적으로 전 경영진의 비위 혐의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상황은 더 심각하다. 김 전 회장과 노 전 대표의 횡령 금액이 정확히 공개되진 않았지만, 최소 1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강라이프는 고객들의 해약환급금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유동성이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11월 기준 40억원 규모였던 고객 해약환급금 미지급액은 올해 들어 70억원 규모로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직원이 40억원을 횡령한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사건이었는데, 이번에는 전 경영진이 비위 혐의로 구속됐다. 피해자는 늘어나고 있는데, 재판정에서 반성하는 태도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며 “현재 알려진 금액은 10억원대지만 수사를 진행하다 보면 추가 비위가 더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표=신보훈 기자]

한국상조공제조합, 한강라이프 공제계약 해지 
한편, 한국상조공제조합은 지난 4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한강라이프와 체결한 공제계약을 해지했다. 한국상조공제조합 관계자는 “(한강라이프는) 4일부로 공제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선불식 할부거래업체인 상조업체가 공제계약을 해지당하면 이후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심사를 거쳐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 말소가 결정된다. 이후에는 지자체 등록이 필요 없는 후불식 업체로 영업하거나 폐업 절차를 밟는다.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이 말소되면 상조 상품 가입자들은 선수금 50%를 공제조합에서 환급받을 수 있다. 또는 ‘내상조 그대로’ 서비스에 가입해 추가 비용 없이 다른 상조업체 상품을 가입하는 선택지도 있다.
 
단, 할부거래법이 보호하지 않는 크루즈여행 상품 가입자들은 업체가 폐업해도 선수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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