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왕이 일정 맞춰 미사일 쏜 北…어그러진 文 평화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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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1-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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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19 공동선언 3주년·유엔총회 앞두고 무력시위

  • 韓·美·中 모두 견제 포석…올해 들어 5번째 도발

  • 베이징올림픽 논의…‘시진핑 방한’, 원론적 답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 두 발이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재개를 위한 노력에 다시 한번 찬물을 끼얹었다.

북한은 15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 사안으로, 올해 들어 다섯 번째 무력시위다.

이로써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다음 주 9·19 평양공동선언 3주년과 제76차 유엔총회 참석 및 연설을 통해 임기 말 남북 관계 개선의 ‘마지막 불씨’를 지필 계획이었다.

특히 북한은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방한한 가운데 군사 도발을 감행했다.

왕이 부장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최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해 “우리 모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 되는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예를 들어 북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군사 행동을 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대화를 재개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발언으로부터 약 두 시간 뒤 북한은 탄도미사일 두 발을 쐈다. 북한의 군사 도발 행위를 두둔했지만, 머쓱해지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왕이 부장과의 접견 후 오후에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에서 진행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참관을 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점이 우리나라와 미국과 중국 모두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서훈 국가안보실장의 주재로 뒤늦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지만,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모든 화제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쏠리면서 오전에 진행된 왕이 부장과의 접견도 원론적인 내용에 그쳤다.

앞서 문 대통령이 왕이 부장과의 접견에서 베이징(北京)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왕이 부장은 “베이징올림픽이 남북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태도로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하루에도 역사적인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양국 간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해서 소통해 나가자”고 말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베이징올림픽이 평창올림픽에 이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또 한 번의 전기가 되고,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평창에서 시작한 동북아 3국 릴레이 올림픽이 2022년 베이징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희망한다”면서 “동계올림픽의 직전 개최국으로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북한이 조속히 대화에 복귀할 수 있도록 견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북한의 대화 복귀 견인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과 지속적 협력을 당부했다.

왕 부장은 중국에 있어 한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과 중국은 친척처럼 자주 만나야 하며, 공자가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 했는데 한국과 중국은 수교 30년을 앞두고 계획을 잘 세워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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