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서울 주택공급 해법, 훼손된 그린벨트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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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1-08-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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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생, 협치, 위기관리 능력 3박자 갖췄다...서울시의회 의장 취임 1주년

  • "재건축 위주의 주택공급은 서울 집값 2차 급등 불쏘시개"

  • "4~5급지 그린벨트 엑시트 논의해야 할 때"

김인호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이 최근 본지와 만나 취임 1주년 기념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치솟는 서울 집값 급등의 대안으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론'을 제안했다. 김 의장은 "보존가치가 낮은 그린벨트 4~5등급 지역을 주택공급용지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서울 도심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선 과감한 정책적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기자와 만나 "한강변 층수 완화, 재건축 아파트·재개발 중심의 주택공급 정책은 서울 한강변 주거지의 지나친 고밀화, 부동산 2차 가격폭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그린벨트 지정 부지 가운데 오염도가 높아 환경이 훼손된 지역은 주택공급을 위해 전향적으로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면서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공공주택이나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면 개발의 공공성도 살릴 수 있고, 서울이 직면하고 있는 도심 노후화·도시경쟁력 저하 문제 등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오톱(Biotope·생물서식공간) 수치가 낮거나 녹지가 망가진 숲, 불법시설물 등이 들어선 지역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환경보호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오세훈 시장이 서두르고 있는 '스피드 주택공급' 정책에 대해서는 "서울발 2차 가격 급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했다. 김 의장은 "재건축 단지의 층수 완화는 개발이익 환수와 공공성, 부동산 가격 폭등에 대한 대책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시의회와 적극 논의해야 한다"면서 "재건축에 대한 기대 심리만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비정상적인 현 상황에서 선결 과제에 대한 고민 없이 재건축을 서두르는 것은 지역격차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시의회 의장으로 취임한 그의 1주년 스토리는 한편의 드라마다. 취임한 지 열흘이 채 안돼 박원순 시장이 사망하면서 서울시장 궐위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고,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임기의 시작과 끝을 코로나19와 함께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에 입성한 뒤에는 여권과 야권의 안정적인 협치 능력도 보여주고 있다.

김 의장은 "코로나19와 서울시장 궐위 사태까지 겹치면서 지난 1년간 매우 부담감이 컸다"면서 "국가 재난사태에 소상공인, 자영업자,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시의회가 입법·재정적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의회는 4차에 걸친 추경을 통과시키며 코로나19에 조속하게 대응했고, 올해 본예산도 1000억원을 증액해 통과시켰다. 최근에는 시의회 제안으로 재난지원기금 3000억원이 조성됐다. 오 시장 취임 후 시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민생안정이라는 대원칙을 지켰다는 평가다.

그가 취임 후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시민과의 소통'이다. 김 의장은 "시의원으로 뛰었던 지난 10년간 의회는 '민의의 전당'이라는 생각으로 다양한 현장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현장방문, 시민제보, SNS, 대변인 등 여러 창구를 통해 여론을 듣기 위해 항시 귀를 열고 있다"고 했다. 김 의장 취임 후 서울시의회에 접수된 민원은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1167건으로, 10대 전반기 2년간 접수된 민원(1017건)보다 10% 이상 늘었다. 

김 의장은 올해도 코로나19 방역과 위기극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그는 "거리를 나가 보면 폐업한 상가와 빈 건물들이 부지기수"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시민들을 위해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서둘러 지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형평성이 문제가 된다면 3개월, 6개월 등 일정 기한을 정해놓고 특정 장소에서 소비하게 유도하면 된다"면서 "코로나19로 어느 한 계층만 피해를 입은 게 아닌 만큼 시민 모두에게 일정 금액을 주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했다. 또 "시의 개별적 재난지원금 지급이 어렵다면 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을 누구나 차별 없이 받을 수 있도록 이번 2차 추경에 좀 더 힘을 실어달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의 서울형 코로나19 상생방역 정책이 '4차 대유행'을 불러왔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자영업자의 어려운 상황은 적극 공감하지만 백신접종률이 낮고 집단면역도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상생방역과 자가진단키트를 도입해 방역에 느슨한 시그널을 줬다는 점에서 서울시의 책임이 크다"며 "어쨌든 지금은 백신접종과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역대책은 교통법규처럼 개인만 지킨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 경각심을 갖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전국민 1차 백신 접종이 완료되는 시점에는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고 그에 맞는 방역대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니 시민들도 조금만 참아달라"고 당부했다.

올해는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김 의장은 지방이양일괄법과 지방자치법 개정안 통과로 지자체의 사무와 책임이 많아진 만큼 재정분권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방의회 인사청문회제도와 예산편성권 강화, 주민자치회 도입, 지방의회법 제정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 5년간 지방 재정자립도는 52.5%에서 50.4%로 오히려 낮아졌다"면서 "아직도 국세 대비 지방세 비중이 20%에 불과할 정도로 지자체 재원의 대부분을 중앙정부에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세 대 지방세 비중을 6대 4정도로 높여야 지방행정이 더 강해지는 만큼 2단계 재정분권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며 "지방자치가 튼튼해지려면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세원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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