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프로모션에 중소업체 한숨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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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21-07-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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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통사 자회사 '데이터 프로모션' 실시...사은품 제공까지 덤으로

  • 가입자 이탈로 중소사업자 지원금 반납 상황...방통위 가이드라인 무용지물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동통신사의 알뜰폰 자회사가 프로모션 공세로 가입자를 끌어모으면서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자금력이 약한 중소 사업자는 가입자 이탈로 인한 ‘이통사 지원금 반납 상황’에 몰리면서 비용만 쌓여가는 형국이다.

19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 알뜰폰 자회사들이 데이터 추가 프로모션을 장기간 운영하면서 중소 사업자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통사 계열 자회사들은 최대 150GB의 데이터를 고객에게 추가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KT엠모바일은 KT가 알뜰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선보인 ‘데이득 프로모션’을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이다. 총 18종의 요금제 가입자에게 데이터 제공량을 최소 월 6GB부터 최대 150GB까지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부터 자사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에게 데이터 150GB를 무료로 제공하는 ‘데이터 프리덤’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이통사 자회사와 중소 사업자 모두 데이터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소비자는 사은품 등을 추가로 제공하는 이통사 자회사를 선택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이통사 자회사 대비 자금력이 약한 중소 사업자는 사은품을 뿌리는 이통사 자회사를 상대로 기존 가입자를 뺏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는 약정이 없는 알뜰폰 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만약 한 이통사 자회사가 고가의 사은품을 제공하면 기존 중소 사업자를 이용하던 고객이 이통사 자회사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현재 데이터 프로모션의 경우 이통사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일정 기간 이상 가입자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지원금을 지급한다. 예를 들어 ‘3개월간 가입자 3만명을 유지한다’라는 조건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식이다. 만약 이통사 자회사의 사은품 공세로 가입자가 이탈하면 이미 받은 지원금을 반납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월 3만원 이내로 사은품을 제공하라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통신사 계열 알뜰폰 업체는 가이드라인을 사실상 준수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통사 자회사는 단순히 사은품 공세로 인해 중소 사업자의 가입자가 이통사 자회사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라고 토로하고 있다. 이통사 자회사는 △중소 사업자 대비 높은 투자 비용 △고객 접근성(편의점 유심) △브랜드 신뢰도 등도 고객들의 선택 요소 중 하나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상황은 자회사가 사은품 공세를 펼치면서 고객을 유치하고 있고, 일부 중소 사업자는 망 도매대가 이하로 요금제를 구성하면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런 출혈경쟁이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측면이 있지만, 전체 사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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