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MVNO) 시장이 두달 연속 번호이동 순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까지 순증세를 이어가던 알뜰폰이 4월 감소세로 전환한 데 이어 5월에는 감소 폭이 더 확대됐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 번호이동 순감 규모는 1만121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순감 규모가 7353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감소 인원이 3858명 늘어난 셈이다.
알뜰폰이 두 달 연속 번호이동 순감을 기록한 것은 SK텔레콤(SKT) 유심 해킹 사태 여파가 이어졌던 지난해 8월과 9월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반면 이번 감소세는 통신 3사(SKT·KT·LG유플러스)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이후 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확대된 데 이어, 5월 갤럭시 S26 시리즈 지원금과 유통망 장려금이 집중 투입되면서 알뜰폰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알뜰폰 시장의 가입자 이탈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G유플러스가 이달부터 2만원대 5G 요금제 포함한 통합요금제를 선보인데 이어 내달 1일, SKT와 KT가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알뜰폰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혀온 저가 요금제 매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이동통신 시장은 LTE에서 5G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2026년 3월말 기준 유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및 무선 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LTE 가입자는 지난해 8월 1932만9763명에서 올해 3월 1832만3894명으로 100만5869명 감소했다. 반면 5G 가입자는 같은 기간 3750만623명에서 3892만7406명으로 142만6783명 증가했다.
문제는 알뜰폰 시장이 여전히 LTE 중심 구조라는 점이다. 지난 3월 기준 알뜰폰 LTE 가입자는 971만3009명으로 전체 알뜰폰 가입자의 93%를 차지했다. 반면 알뜰폰 5G 가입자는 58만4315명으로 비중이 5.6% 수준에 그쳤다.
알뜰폰 업계는 통신 3사가 LTE 요금 수준에 5G 서비스와 데이터 안심옵션(QoS)를 결합한 통합 요금제를 확대할 경우 알뜰폰 핵심 경쟁력인 LTE 기반 저가요금제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알뜰폰 번호이동 순감이 이어지는 것도 이 같은 시장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알뜰폰 육성 정책과 상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정부가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알뜰폰 사업을 지원해 왔지만, 최근 이동통신사의 중저가 5G 요금제 확대를 유도하면서 오히려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알뜰폰이 존재하는 시장에서 통신사의 요금을 직접 낮추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알뜰폰 사업자의 설 자리를 좁힐 수 있다"며 "통신비 부담 완화가 목적이라면 이동통신사의 소매요금을 건드리기보다 알뜰폰 도매대가를 낮춰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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