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반도체 굴기' 압박 강화에도... 中, 인재 육성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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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7-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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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정부 트럼프 전 행정부 정책 계속 이어가

  • 네덜란드, 美 압력에 최첨단 장비 중국 수출허가 ‘보류’

  • 중국 명문대들, 반도체 육성 정책 호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명문 대학들이 잇따라 반도체 부문 인재 양성에 나서며 당국의 반도체 굴기를 지원사격하고 나선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압박이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美, 네덜란드에 핵심장비 중국에 팔지 마라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미국의 압력으로 자국 기업 ASML이 만든 첨단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 허가를 보류하고 있다.

ASML이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실리콘 웨이퍼에 EUV를 이용해 5나노미터(㎚) 이하의 극도로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을 수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반도체 생산 장비다. 삼성전자, TSMC, 인텔, 애플 등 세계 유수의 반도체 및 전자 회사들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장비 가운데 하나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자국 반도체 제조사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한 대에 1억5000만 달러(약 1712억원)나 나가는 ASML의 EUV 노광장비 수입을 추진 중이지만, 미국의 훼방으로 아직까지 손에 넣지 못하고 있다.

WSJ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네덜란드 정부에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들어 대중 수출을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정책은 트럼프 전 행정부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때인 지난 2019년 찰스 쿠퍼먼 국가안보부보좌관은 네덜란드 외교관들을 백악관에 초청해 "좋은 동맹은 이런 장비를 중국에 팔지 않는다"며 수출 제한을 압박했다.

심지어 쿠퍼먼 부보좌관은 ASML 제품이 미국 부품을 사용한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이런 부품의 네덜란드 수출을 금지할 수도 있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네덜란드에 대한 수출 금지 협박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대신 서방 동맹들을 규합해 대중 수출 제한에 대해서만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이 노광장비를 자체 개발하더라도 ASML의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최소 1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수출 제한은 미·중 '기술 냉전'에서 중국 측에 상당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베이징대, 칭화대 등 명문대학들 반도체 인재 양성 나서
중국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꾸준히 반도체 산업 성장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산업 성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재 양성에 힘을 쏟는 중인데, 명문 대학들이 당국의 반도체 굴기 정책에 호응하고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대는 반도체 부문 인재 양성을 위해 ‘반도체대학원’을 설립하고 지난 15일 개원식을 열었다.

베이징대 반도체대학원은 집적회로 및 반도체 설계·제조 분야 기술자들을 양성하고 중국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다.

베이징대학에 앞서 지난 4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가 반도체 단과대학을 설립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흥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선전기술대학(SZTU)도 지난달 반도체 관련 단과대학을 신설했다. 지난 14일에는 항저우과학기술대(HUST)가 우한시에 반도체 관련 단과대를 개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학들이 이처럼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에 나선 이유는 중국 정부가 세제 지원 보조금 지급 등의 형태로 반도체 분야를 측면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새로 생겨나는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급증하고 있다. 기업 정보 관련 회사인 치차차(企査査)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 신규 등록된 중국의 반도체 관련 기업은 1만5700여곳으로, 작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정책과 투자에 힘입어 중국의 반도체 칩 생산은 지난 5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5월 반도체 칩 생산은 작년 동기 대비 37.6% 증가한 299억개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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