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000억 내더라도 TSMC 잡아야"...쓰쿠바에 '반도체 연구단지'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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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6-0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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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정부, 사업비 절반 내서라도 TSMC 유치에 집착"

  • 반도체 제조 공장·인텔과의 협력 사업도 유치 추진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 세계 각국이 자국의 반도체 생산 역량을 확충하고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혈안인 가운데, 일본 역시 대만 TSMC와 손잡고 자국 내 반도체 연구·생산단지를 구축하려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외신은 일본 경제산업성이 대만 TSMC와 자국의 20여 개 기업이 함께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반도체 연구 거점을 조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사진=교도·연합뉴스]


해당 사업에는 총 370억엔(약 3734억원)이 투입되며, 이 중 일본 정부는 190억엔(약 1917억원)을, 나머지는 TSMC 측이 각각 부담한다. 일본 정부의 투자금은 일본의 에너지 환경 분야와 신산업 기술 연구를 총괄하는 기관인 '신에너지·산업기술 종합개발기구(NEDO)'에 배정된 차세대 반도체 개발 기금에서 지급한다. 

향후 'TSMC 일본 3DIC 연구·개발 센터'로 이름 붙여질 해당 시설은 쓰쿠바시에 소재한 경제산업성 산하 연구기관인 '산업·기술 종합 연구소' 내부에 들어설 예정이며, 청정실(클린룸·반도체 생산 공정을 위해 내부에 먼지 등의 유입을 막은 공간)을 설치해 연구용 생산 설비를 조성한다.

올해 여름부터 시험 라인에 대한 정비 가동을 시작한 뒤 내년(2022년)부터는 본격적인 연구·개발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곳에선 '반도체 패키징'이라 불리는 후공정 제조 기술을 연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반도체 생산 공정 기술은 반도체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 반도체 회로의 선폭을 줄이는 미세 공정(Scaling)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는 흔히 나노 공정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미세 공정이 점차 기술적 한계에 부딪치면서 반도체 제조사들은 하나의 반도체 안에 들어가는 회선을 줄이는 대신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하나로 연결해 성능과 기능을 높이는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e)' 공정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후공정 기술을 보유한 일본 업체인 이비덴을 비롯해 △미세배선 재료 업체 아사히 카세이 △장비업체 시바우라 메카트로닉스 △키엔스 △디스코 △JSR △스미토모 화학 △세키스이 화학공업 △니토덴코 △후지필름 △미쓰이 화학 △도쿄오카 공업 △도쿄대학교 △산업기술종합연구소 등 일본 내 20여 개의 반도체 관련 기업·연구기관도 참여한다.

경제산업성은 이번 연구거점 유치를 계기로 장기적으로는 일본에 반도체 제조 공장까지 유치해 반도체 생산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첨단 반도체 분야의 국내 개발·생산 체제 정비를 시급한 과제로 올리고 TSMC에 이어 미국 인텔에도 이와 유사한 사업을 제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전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내 반도체 제조업체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최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을 보유한 TSMC와의 제휴는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많다"면서 "이번 사업을 통해 TSMC 입장에선 미국·일본과의 연계를 강화해 중국을 겨냥하고 (일본은) 첨단 기술 개발을 서두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아사히신문은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다툼과 국제적인 반도체 수급 부족 사태까지 일어나자 일본 내 반도체 산업 쇠퇴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던 일본 경제산업성의 불안감이 커졌다"면서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사업비의 절반을 부담해서라도 TSMC의 유치에 집착했다"고 지적했다.
 

TSMC.[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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