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퐁피두 센터, 권영우·박서보·하종현 작가 단색화 작품 영구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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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05-2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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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속 되는 단색화 열풍...권영우 1980년대 채색 한지 회화 2점

  • 박서보 2012년작 후기 색채묘법 1점·하종현 1985년작 접합 1점

박서보 ‘Ecriture No. 120103’(2012) [사진=국제갤러리 제공]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흐름이자 성과로 평가받는 단색화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제갤러리는 20일 “파리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가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세 작가 권영우, 박서보, 하종현의 작품을 영구 소장한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퐁피두 센터는 권영우의 채색 한지 회화 2점, 박서보의 색채묘법 1점, 하종현의 접합 1점 등 총 4점을 소장한다.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과 함께 프랑스 3대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퐁피두 센터의 근현대미술 모음은 시각 예술, 사진, 뉴미디어, 영화,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울러 12만여점에 이른다. 이는 유럽 내 최대이자 뉴욕 현대미술관에 이은 세계 두 번째 규모다. 퐁피두에 소장된 작품들은 4·5층의 상설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국제갤러리 관계자는 “퐁피두 센터의 단색화 작품 소장은 국제무대에서 한국 미술의 위상을 보여줌과 동시에 해외 미술사적 맥락 속에서 단색화의 학문적 가치에 대해 심도 있는 고찰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낳는다”라고 짚었다.

단색화는 1970년대 한국의 정치적, 사회적 현실을 경험한 세대의 작가들이 각기 다른 고유한 평면에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전통적 그리기의 접근을 시도하며 혁신적인 미학 담론을 발전시켜왔다. 작가의 고유한 행위성과 촉각성 그리고 정신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단색화 작품들은 일종의 ‘수행’과도 같은 제작 방식에 바탕을 둔다.

권영우(1926~2013)의 채색 한지 회화 2점 ‘Untitled’(1984)와 ‘Untitled’(1986)는 화면 전체를 일정하게 반복적인 패턴으로 채워가듯 구멍을 뚫고 선을 만들어 염료를 흘린 1980년대 대표작이다.

서양의 과슈와 동양의 먹으로 채색된 작품에는 종이의 찢긴 부분으로 물감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이처럼 한지에 물감이 스며드는 우연적 현상을 활용한 작업 방식은 한지의 재료적 물질성을 극대화한다.

오는 22일까지 일본 도쿄 블럼앤포(Blum & Poe) 갤러리에서 개인전 ‘Kwon Young-woo’를 여는 권 작가는 올 연말 국제갤러리 서울점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권영우 ‘Untitled’(1986) [사진=국제갤러리 제공]

간결함과 단아함이 돋보이는 박서보(b.1931)의 ‘Ecriture No. 120103’(2012)은 한국의 고유한 정신성을 바탕으로 한 ‘후기묘법’ 연작이다. 풍부한 색감의 대비 혹은 조화가 강조돼 ‘색채묘법’이라고도 불리는 ‘후기묘법’은 자연과의 합일을 통해 마음을 비워내고 수신을 일깨우는 행위를 지향한다.

하종현(b.1935)의 접합 연작 ‘Conjunction 85-022’(1985)는 작가의 독창적인 작업 방식인 배압법(背押法)을 보여준다. 올이 굵은 마포 뒷면에 두터운 물감을 바르면서 앞면으로 배어 나온 걸쭉한 물감 알갱이들은 나이프나 붓, 나무 주걱과 같은 도구를 사용한 작가의 개입으로 다시 자유롭게 변주되고, 마침내 물질과 행위의 흔적이 결합한 결과물로 완성된다.

국제갤러리는 그간 권영우, 박서보, 하종현, 이우환 등 단색화 작가들을 세계 미술계에 적극적으로 소개해 왔다.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공식 병행전시인 ‘단색화’ 특별전을 통해 유수의 작가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미술사적 기여도를 기념하는 자리를 가진 바 있으며, 2016년에는 벨기에 브뤼셀의 보고시안 재단과 협력해 ‘과정이 형태가 될 때: 단색화와 한국 추상미술’ 특별전을 개최했다.

2018년에는 상하이 소재의 파워롱미술관에서 한국 추상미술을 대규모로 소개하는 중국 내 최초의 전시 ‘한국의 추상미술: 김환기와 단색화’를 개최해 국제적으로 단색화의 미학과 가치에 대한 담론을 형성했다.

한편 국제갤러리는 ‘제9회 아트 바젤 홍콩’에서 이우환의 단독 부스를 오프라인 행사에서 선보이는 한편 온라인 뷰잉룸(OVR) 행사를 통해 박서보와 하종현의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하종현 ‘Conjunction 85-022’(1985) [사진=국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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