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시장에서 향후 공급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는 꺾인 반면 주택을 사려는 거래 수요는 살아나는 ‘엇박자’가 뚜렷해지고 있다. 당장의 집값 상승보다 앞으로 시장에 나올 주택은 줄어드는데 현재 매수에 나서는 수요는 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공급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주택 인허가 물량은 1만905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인허가는 실제 주택 건설이 시작되기 전 단계로 향후 공급 규모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꼽힌다.
실제 공사에 들어간 착공 물량은 더 큰 폭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 주택 착공은 9630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10.7% 감소했다. 이 가운데 아파트 착공은 6615가구로 25.3% 줄어 전체 주택보다 감소 폭이 두 배 이상 컸다.
당장 입주 가능한 물량을 의미하는 준공 실적도 급감했다. 올해 1~5월 서울 주택 준공은 1만3111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6% 감소했다. 아파트 준공은 1만690가구로 48.4% 줄어 사실상 반 토막이 났다.
인허가와 착공, 준공으로 이어지는 공급 단계가 동시에 위축된 것이다. 인허가가 줄면 신규 사업장이 감소하고, 착공 감소는 수년의 시차를 두고 준공과 입주 물량 축소로 연결된다. 이미 준공 물량까지 급감한 상황에서 착공 회복이 늦어질 경우 서울의 공급 부족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택 거래는 증가했다. 올해 1~5월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은 5만6938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17.7% 늘었다. 공급 관련 지표가 일제히 감소한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최근으로 올수록 매수세는 더욱 강해졌다. 지난 5월 서울 주택 매매거래는 1만4145건으로 전월보다 11.0%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아파트 거래는 8946건으로 한 달 만에 18.9% 늘었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회복되고 있다는 의미다.
수요 회복과 공급 감소의 간극은 가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달 전보다 1.21% 상승했다. 성북구와 광진구, 동대문구 등 강북권뿐 아니라 구로구와 강서구 등 상대적으로 중저가 주택이 많은 지역까지 상승세가 확산했다.
전세가격 상승 폭은 매매가격을 넘어섰다. 6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보다 1.37% 상승해 매매가격 상승률보다 0.16%포인트 높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의 월간 상승률은 5월 1.15%에서 6월 1.37%로 확대됐다.
공급 부족 우려는 전세시장에서 먼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입주 물량이 줄면 새로 시장에 나오는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정비사업 이주 수요나 신혼부부·학군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서는 임차인 간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 전셋값 상승이 지속되면 보증금 부담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 일부가 중저가 주택 매수로 이동하면서 매매시장 수요를 다시 자극하는 구조도 나타날 수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 주택시장의 불안 요인은 단순히 현재 가격이 올랐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지금 주택을 사려는 사람은 늘고 있지만 2~3년 뒤 시장에 나올 신규 주택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거래 증가와 착공 감소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향후 입주난과 전세난,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맞물리며 시장 불안을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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