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금 갈등에 공주대 이메일 사태까지"…충남대 통합 부결 막전막후

  • 충남대-공주대 통합 부결 후폭풍…임금 갈등·소통 부재 겹치며 교직원 '반대표' 쏟아져

  • 공주대 총학생회장 "졸업장 캠퍼스 명기 반대" 이메일 발송해 충남대 표심 악영향

  • 내달 21일 마감 앞두고 진퇴양난…기한 넘기면 '글로컬30' 등 핵심 사업 중단 위기

충남대와 공주대의 통합 찬반투표 마지막 날인 10일 대전 충남대 교내에 통합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근조화환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남대와 공주대의 통합 찬반투표 마지막 날인 10일 대전 충남대 교내에 통합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근조화환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권 거점국립대인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의 통합이 충남대 구성원들의 반대로 좌초 위기에 처했다. 앞서 한밭대와의 통합 무산 이후 다시 꺼내든 공주대와의 통합 카드마저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이다.
 
이면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통합 반대를 넘어 학내 임금 갈등과 본부의 소통 부재, 그리고 공주대 측의 무리한 요구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표심을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다음 달로 다가온 기한 내에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면 막대한 예산이 걸린 정부 재정지원 사업마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11일 아주경제의 취재를 종합해보면, 충남대학교가 최근 실시한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신청서 제출 관련 구성원 찬반투표'가 부결된 핵심 배경에는 대학 본부와 학내 노조 간의 누적된 임금 갈등과 통합 세부안에 대한 디테일 부족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여기에 투표 전날 공주대 학생회 측이 충남대 교원들에게 무리한 요구 조건을 담은 이메일을 발송하며 반발 심리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파악됐다.
 
두 대학이 통합을 전제로 참여 중인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의 1차 연도 사업 기간인 내달 21일까지 통합계획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사업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대학회계노조 '임금 갈등' 폭발…교직원 70~80% 반대 선회
​​​​​​​이번 투표에서 가장 뼈아픈 타격은 교직원들의 압도적인 반대였다. 과거 한밭대와의 통합 논의 당시 우호적이었던 공무원노조와 대학회계노조가 이번에는 70~80% 가까이 반대표를 던졌다.
 
그 중심에는 대학 본부와 대학회계노조 간의 해묵은 임금 갈등이 있다. 대학회계노조 측은 "현재 공주대보다 열악한 상황에서 일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시위를 이어왔으나, 본부 측은 통합 후 공주대 수준의 처우 개선을 약속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 A씨는 "공무원노조와 대학회계노조들이 통합에 따른 이해득실에 굉장히 민감한데, 본부가 이 부분을 제대로 보듬지 못했다"며 "단순한 통합 반대를 넘어 노조와의 내부 갈등 요소가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디테일 놓친 본부, 표심 흔든 공주대 '이메일 사태’
​​​​​​​교수들의 찬성 비율이 기대에 못 미친 점도 부결의 원인이다. A씨는 "교수들은 전반적으로 찬성 입장이지만, 실제 통합의 구체적인 시너지나 비전이 명확히 나오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진행된 탓에 반대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충남대 구성원들을 크게 자극한 것은 공주대 측의 태도였다. 투표 전날 공주대 총학생회장이 충남대 교수들에게 전체 이메일을 보내 "통합 시 (공주대 학생들의) 대전 캠퍼스 수업을 막으면 안 되고, 졸업장에 캠퍼스 이름을 명기해서도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것이다. 캠퍼스 분리와 학력 격차 문제에 민감한 충남대 구성원들에게 이 같은 요구는 치명적인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추측된다.
 
내달 21일 '데드라인'…"이럴 거면 한밭대가 낫다" 한탄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충남대 본부다. 충남대와 공주대는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에 통합을 전제로 참여 중이며, 1차 연도 사업 기간인 10월 21일까지 통합계획서를 제출해야만 한다. 기한을 넘기면 2차 연도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아 글로컬 사업 자체가 사실상 백지화될 수 있다.
 
A씨는 "위기감을 느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뒤늦게 '이럴 거면 차라리 win-win이 가능했던 한밭대랑 할 때가 낫다'는 탄식까지 나오고 있다"며 "이제라도 본부가 단순한 비전 제시에 머물지 않고 세밀한 대책을 세워 노조와 구성원들의 불만을 달래야만 2차 투표 등 후속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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